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우야던지 잘 해보이소

커피앤레인 2010. 2. 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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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6

우야던지 잘 해보이소 

 

 

 

 

 

 

 

사람은 학교에서만 배우는게 전부가 아니었다.

어쩌면 학교는 가장 기초적인것만

가르쳐주는 곳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건축 1급 자격증을 갖고 있어도

막상 현장에 갖다 놓으면 그야말로 꾸어 놓은 보리자루일 때가 

더 많았는데

해서 수련이랍시고 

땅파는 것 부터 시작하여 기초놓는 법

그리고 자재구매하는 방법에서

일 단도리 하는 법에다가 심지어는

노련한 인부 다루는 기술까지 

 다 가르쳐야 그제서야 비로소 제 밥값을 했는데

 

 

그렇다고 그것이 하루 아침에 또 알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해서

한해 두해 집을 지어보다보면

어느새 오비끼가 뭔지 삿보드가 뭔지

야리가다가 뭔지 노가다 곤조가 뭔지를 터득하게 되었는데

그나마 선배 잘 만나면 얻어 터지지 않고도 잘 배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맨날 욕은 욕대로 얻어먹고

술은 술대로 퍼 마시면서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

야 이새끼 그 따위 밖에 못해 하고

얻어 터지기도 했는데

 

 

그나마 요즘은 배운 사람들도 많고

또 몸을 사린다고 술을 덜 먹었어서 그렇지

이 넘이 건축계에 나올 때만 해도

조그마한 현장은 아침부터 막걸리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노가다 일이란게

모두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일이다보니

옛날에는 밥 힘 반 술 힘 반으로 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위함하다고 아무리 말해도

닳을대로 닳고 겪을대로 다 겪은 오야지들이

사장님은 잘 몰라서 그렇지

이래야 집이 술술 잘 올라갑니다하고 ...................

저거가 더 사람을 들어 올렸다 놓았다 했다.

 

 

해서 처음엔 샌님처럼 조근조근 말하다가

아무래도 간에 기별도 안가는 것 같아

보소 김목수/이 미장 

오늘저녁에

술이나 한잔합시다 내가 코가 삐뚤어질 때 까지 낼께..................했더니

잡부도 신이 났는지 

와!사장님 우얀일입니꺼 .............하며

초저녁부터 군침을 실실 흘렸다.

 

 

해서 

단 조건은 있다.

밤 4시까지는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는데

내일아침 7시 까지는 반드시 현장에 나와야한다

알았죠

그라믄 오늘밤 내가 천만금이 되어도 산다했더니

여자고 남자고 ...........................

우와 세게 나오네

좋습니다 ...................하고 약속을 철떡같이 했는데

처음엔 아구찜에 소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은다음

2차부터는 소주에 맥주를 퍼 마시다가

어느정도 기분도 올랐겠다

노래도 불러겠다 해서 양주까지 가져오라했더니

2시쯤되니 한 넘 두 넘이

촌 넘 방구 뀌더니 실실 사라지더니

4시쯤되니 아예 코를 드렁드렁 골았다.

 

 

해서 일일이 깨워서 집 까지 바래다 주고는

대충 샤워만 하고 7시에 현장에 나왔더니

희안하게도 여자들은

사장님 어제 욕봤지예 해사면서  헤헤 웃었는데

남자들은 여기저기 빈데가 꽤 많이보였다.

 

 

해서 이런 날 무리하게 일을 시키면

사고 날 위험이 많기 때문에

우선 커피 부터 한잔 마십시다 하고는

아지매 ..............저기 식당에 가서

맛 있는 동태국에 밥 좀 말아오라하소

다들 입이 까끄리해서 밥도 안먹고 나왔을테니까

우선 요기부터 하고 술이 좀 깨거던 일 합시다

오데 세월이 좀 먹나 했더니

와...................사장님 술 세대예

우예그리 잘 먹습니꺼 ? 하더니만

인자부터는 사장님하고 다시는 술 안먹을랍니다 했다.

 

 

원래 철은 철로 다스리고

강한 넘은 더 강한  넘을 만나야

제 풀에 껶이지 그렇지 않고는 절대 머리 숙이는 법이 없는데

그나저나 세종시는 우예되어가는기고

 

 

이 대통령이 노가다 출신이니

술이나 한잔 합시다 하면 다 풀릴겐데

여자더러 술이나 먹읍시다 하기도 그렇고

참 고생이 많심더

우야던지 잘 해보이소 .........................

나도 기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