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마치 라스트 댄스를 하듯이

커피앤레인 2010. 2. 16. 05:24

 

 

40096

2010/2/16

마치 라스트 댄스를 하듯이  

 

 

 

 

 

겨울비가 내린 뒤끝이라서 그런지

며칠새 산은 봄기운이 더 완연했다.

머잖아 산기슭 여기저기 진달래가 필 것이고 산 벚꽃도

서서히 몸단장을 할게 분명하겠지만

신기한 건 좀처럼 새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잠시 현충탑에 들려 방명록에 이름석자를 올린다음

다시 길을 재촉하였더니

쉬어가는 집 산골 아짐씨는 오늘도 보이지 않았다.

해서 구덕산을 지나 엄광산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다

올만에 이수인 선생의 고향마을과 내마음의 강물을

소리 내어 함 불러봤더니

겨우내 쌓였던 스트레쓰가 얼만큼은 떨어져나가는 것 같은데

요즘은 산에서도 함부로 고함을 못지르게 하니

그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하기사 어느 철 없는 교수가

새벽녘에 공원에 간 김에 노래를 한 곡 뽑는답시고

지김에 취하여 목소리를 꽥꽥 질렀더니

곤히 잠을 자던 노숙자 아저씨들이

신갱질이 났는지

할 짓이 없으면 집에가서 청소나 하지

 와 여기와서 새벽부터 야단이고 ................하더라나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공원에 올라가는 것도 삼가하였다 하더니만

설마 나도 그런 꼬라지를 당하지는 않겠제

 

 

전날이 마침 휴일 끝 날이라 그런지 광복동은 여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물론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었지만

더러는 중년부부들도 꽤나 눈에 띄었는데

B&C 빵집은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댔다.

토스트와 틈틈이 먹을 간식거리라도 좀 살까 하고 들어갔더니

계산대 아줌마가 낯이 익었다고

안녕하세요하고 새해 인사를 했다.

 

 

하긴 근 20여년을 이집만 맨날 들락날락 했으니

낯도 익었겠지만

이 넘이 이 집을 유달스리 좋아하는 이유는

찹살떡과 단팥죽과 밤식빵이 맛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찹살떡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전엔 6개들이 한상자 값이 3500원 이었는데

오늘보니 무려 5500원이었다.

 

 

그새 물가가 이렇게 오른걸까

아니면 내가 그동안 너무 안온걸까

하기사 국산 팥값도 장난이 아니겠지 

그러고 보니 밤식빵도 전에 가격하곤 비교가 되지 않았는데

이 집은 국산 통팥과 밤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도 들리곤 했는데 ...................

암튼 오늘은 간단하게 먹을

토스트와 다른 간식거리로 입맛을 바꾸기로 했지만

 

 

역시 좋은건 그만한 가치가 있게 마련이고 

울 어무이 말마따나 물건을 모르거던 돈을 많이 줘라 하더니만

진짜 그런갑다.

 

 

 

하기사 설이라고 촌 넘이 찾아온 바람에 

모처럼 필하노니에 들렸더니 

조실장이 우리밖에 없으니 음악이나 들으면서

생맥주나 한잔하자면서 합창곡을 한 곡 들려주었는데

역시 매니아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뭇서리 내리고  ....................

혼성 합창단의 노래소리가 마치 생음악을 듣는 것 처럼

아름답고 맑고 고울뿐아니라

그 볼륨감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하기사

스피커 한대 값이 무려 천만원이 넘는다 하니

역시 고급문화는 따로 있는게 틀림없었다.

 

 

해서 이제 겨울도 서서히 끝나는 것 같고

년년이 치루어야 했던 설 명절도 끝났으니

이제부터 나도 명품이 함 되어볼까.....................하는데

어차피 사는 인생

나라고 구질구질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