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세상엔 공짜가 없시유

커피앤레인 2010. 2. 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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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19

세상엔 공짜가 없시유

 

 

 

 

 

 

광복동을 잠시 들렸다 삼실로 들어오는데

길커피 아짐씨가 사장님 ......................하고 사람을 불러세웠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왜요.............했더니 커피나 한잔 하고 가라고 하였다.

해서 그러죠 하고 커피한잔 주세요 했더니

오늘은 기어이 자기가 산다며 돈을 안받았다.

/아니 길커피가 얼마라고 돈을 안받아요 했더니

/오늘은 내가 좀 삽시다 하고 끝내 돈을 받지 않았다.

/그럼 군밤이라도 몇개 사드릴게요 했더니

군밤아짐씨도 오늘은 그냥 공짜라며

기어이 군밤 세개를 공짜로 주었다.

/아이고 별일일세 이게 몬 일이여 했더니

지가 좋아서 주는데 당신이 몬 상관이고 했다.

몬 상관?

하긴 정승도 지하기 싫으면 관두는 법이고

뇨자도 마음 가면 몸 따라 간다하더니만 진짜 그런가베 .

 

 

암튼 설 명절 끝이라

뭔가 마음이라도 같이 하고파 그런갑다하고

공짜 커피와 밤만 실컷 먹고 왔더니

옆에 있던 아우 넘이

/행님은 진짜 웃긴다

우예 늙은 뇨자나 젊은 뇨자나 뭘 못줘서 안달이여 해서

/야 그래도 진짜 중요한 건 안주더라 했더니

지라서도 우스운지 배꼽을 잡고 킬킬거렸다.

 

 

 

한데 세월이 빠르기는 참 빠른갑다.

엊그저께 해맞이한다며 그렇게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벌써 2월 중순도 지나고 하순에 접어들었다니 ...................

되돌아보니 참 고맙고 감사할 일이 너무 많았다.

해서 올핸 뭐가 되도 될 모양인지

큰 넘은 큰 넘대로 작은 넘은 작은 넘대로

자기 페이스대로 외국도 가고

국내에서 한 자릴 했는데

마눌은 이제  다소 느긋한 삶을 즐기고 싶은지  

나 이렇게 살고 싶은데 어때요 해서

당신 뜻대로 하소서 하고 말했더니

역시 사람이 치사하지 않아서 좋단다.

하긴 뇨자도 사람인데 ..................................

남자만 좋아란 법 있나 ?

 

 

암튼 올핸 아무래도 일이 좀 많을 모양인지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공사문의도 들어오고

디자인 의뢰도 들어왔는데

원래 다작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두서너 작품이라도 알뜰하게 좀 하고 싶은데  

어쩌다 돈이 좀 궁해서 그렇지

이 넘같이 게으른 인간에게는

내 직업만큼 딱 안성마춤 직업도 없었다.

 

 

하지만

원래 잡기를 별로 좋아 안하다보니

기껏해야 저녁에 지인들과 술 한잔 하는 것 외엔

산책을 하거나 노래를 하거나

그것도 싫으면 하루종일 삼실에 틀어박혀 책을 읽던가

컴퓨터를 했는데

요즘은 중국어에 폭 빠져서

노니 염불한다고 하루에 한문장이라도 배우자해사면서

블로그에 올렸더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많은지

요즘 블로그 들어오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

 

 

옛말에 가랑비에 옷 젖는다 하더니 진짜 그런지

엊그저께 중국인 부부를 B&C 빵집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예전과 달리 그네들 말이 우찌 그리 귀에 속속들어오는지

참 신통망통했다.

역시 공부는 티끌 모아 태산이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심정으로 하루 한삽씩 떠서

흙을 옮기다보면 언제가는 산이 평지가 된다고 했는데

공부는 왕도(王道)가 따로 없다고 했지만

왕도는 따로 있었다. 습관이 바로 왕도였다.

 

 

하지만 심지 않으면 나지 않는 법인데

처음부터 건성으로 배운 사람들은

나이 60이 되어도 그 버릇만은 잘 안 고쳐지는지 

누군가 우사장 일본어 좀 가르주소 해서 

기초는 이렇고

초보자는 이 책이 좋다하며 추천을 해주었더니 

3일동안 집에서고 가게에서고

딥다 일본어만 보더니

그 이후론 단 하루도 안쳐다 보았다나 우쩄다나..........................

 

 

역시 공부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고

마음으로 하나본데

공부나 인생이나 마음이 중요한데

그 넘의 마음을 볼 수 없으니

너 남없이 번지르르한 겉만 보다가

지 눈까리 지가 찌르는가 보다...................................

 

 

그나저나

저 커피집 아짐씨는 신랑이 있나 없나 ?

아직도 얼굴은 양귀비인데

우째서 길에서 커피를 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