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죽은 시인의 사회

커피앤레인 2010. 2. 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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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21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는 한 서클의 이름이었다.

피터 위어가 감독을 했고 로빈 윌리암스와 로버트 숀 레오나드 그리고

에단호크가 열연한 영화인데 내용인즉

참다운 네 인생을 살아라는 그런 의미가 다분히 담긴 영화였다.

하지만 정작 자기인생을 자기가 원하는대로 사는 사람이 몇일까.

 

 

해서 그런건 아니지만

이 넘도 내 아들들이 대학을 갈 때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는데

어느날 큰 넘이 홍대를 입학한 기념으로

아들이 함께 숙식하는 집에 들려 한턱을 내면서

(얘들은 건축과라 그런지 집을 아예 통째로 하나 빌려

7-8명이 거기서 묵고 자고 작품을 하며 학교를 다녔는데

거긴 유학을 갔다온 대학원생 대선배도 있었고 이제 겨우 1학년을 입학한

후배들도 있었다)

 

 

해서 이 넘이 인사를 하면서

나는 내 아들에게 부모를 부양할 생각은

꿈에도 생각하지마라고 권하고 싶다.

어차피 건축가의 길로 들어섰으면

적어도 제대로 된 건축가가 되려면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어서 할테니

세계를 누비고 다녀라고 했더니 .........................

이 넘들이 올만에 감동을 받았다며

아부지 아부지 우리 아부지 해샀는 바람에

괜히 술값만 더 주고 나왔지만

암튼 울 아들 왈

역시 너거 아부지더라면서

형들이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바람에

그 방에서 인기짱이라나  우쨌다나.......................

(암튼 우리 부자는 그렇게 사요)

 

 

한데

간밤엔 KBS인지 MBC인지

문화계 탐방인지 몬지 전국에 내보낼 프로그램 촬영을 한답시고

강나루에 왔다고

목여사가 전화를 삐리리 때렸다.

해서 난 원래 그런덴 별 취미도 없거니와

CF 촬영할 일도 별로 없는데

내가 그런델 모할려고 갈꺼요 했더니

요 아짐씨가 순간적으로 기분이 팍 상했나 보다.

나중에 촬영이 다 끝나고 가리늦게 갔더니

와 안온다하더니 왔능교 해사면서

모라모라 지혼자 씨부렁씨부렁거렸다.

 

 

아따마  

글마들 다 갔으니 이제 왔지

문디 자슥들아이가 

진짜 문화계 뒷골목을 촬영할려면

흥이 무르익었을 때 그 때 예고도 없이 쳐들어와야

그게 멋이고 풍류고 진면목이지

벌건 대낮부터 촬영한답시고 앉아있으면

우리가 몬 춘향이가 했더니 ....................

그래도 그 잘난 얼굴 한번 보여주면 않되나 하고

 또 약을 실실 올렸다.

 

 

해서

그렇던지 지렇던지 그것도 행사랍시고

사람들이 모였나본데

암튼 맥주에 소주를 탄 폭탄주 몇잔을 마시니

마주앉은 미녀가 더 이뻐 보였다.

해서 은근히 추파(?)아닌 추파를 던졌더니 

맑은 정신에 시나 한편 읽고 

정신차리이소 아자씨  ,,,,,,,,,,,,,,,,,하는지 

자기가 쓴  시라면서  시 한편을 건네 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해남 땅끝마을에서 온 여류시인이었다.

 

 

작은 풀꽃으로

 

 

                         여류시인/김 명화

 

 

종소리 새벽 흔들며

산마루 넘어 온다

 

덤불 헤치고 나는 산까치 가슴에

솔잎 흔드는 바람의 부리에도

붉은 물이 들었다

 

물이 든다는 것은

조용히 너의 손을 잡는 일

 

마흔 두 해 동안

붉게 물들어 가는 계절 보며 사랑을 배웠고

사시나무의 흔들림 그 긴 침묵 속에서

눈이 시리도록 샛말간 하늘을 알게 되었다

 

 

이 오후를 지나는 동안

작은 풀꽃으로

나는 너에게 물들어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