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칭구집 아짐씨

커피앤레인 2010. 2.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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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26 

칭구집 아짐씨 

 

 

 

 

조영식 선생이 글을 쓰고 김동진 선생이 곡을 붙인

목련화를 불러본지가 언제였던가

하여

봄비가 내리는 어두운 용두산 공원길을 걸으면서

요사이 새로 맛을 들인 목련화를 다시 한번 불러보았더니

아무래도 2절 마지막 부분이 조금 어색했다.

해서 다시 연습을 해보았지만

그래도 영 어설퍼보였다. 

 

 

하긴

첫술에 배부르랴 .............................하고

다음날 다시한번 연습 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했는데 

선박회사에 다니는 김이사가 

용포동(용호동을 그는 늘 용포동이라고 했다)에서 왔다며 

술이나 한잔 합시다 했다.

 

 

해서 봄비도 자근자근 오는데

술이 몇잔 들어가자 그냥 있기가 무료해서 

내 노래 함 할께하고  

오-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하고

열창을 했더니

행님아

담에 내 오거던 이 노래 꼭 들려주라하면서

이왕 나선 김에 술이나 한잔 더합시다 하고 나선곳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칭구집이라는 술집이었다.

 

 

하긴 광복동을 그렇게 뻔질나게 들낙날락했지만

칭구집은 전혀 낯이 선 집이 아닌데도

한번도 들어가보질 않아서 그런지 뭔가 모르게 낯이 설어서

아니 여기가 오데고 .........................

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인데 우찌하여

여긴 첨이지하고 .....................네 넘이 원탁에 둘러앉아

사방을 둘러보니 짜달스리 낙서만 가득하였지

손님은 한명도 없었다.

 

아마도 비가 온 탓인지

아니면 모두들 카드인생이다 보니 월말이라

돈이 없는 모양일까

암튼 

가래비 안주를 시켜놓고 네 넘이 쭉 둘러앉은체로

고향마을을 합창 했더니  

종업원 아짐씨가 가심에 와닿는 그 뭔가가 있는지

지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라 해사면서 

한번만 더 부르라고 간청을 했다.

 

 

해서 

보아하니 얼굴도 반반한데다가

사람도 그렇게 천한 것 같지 않아

까지 것 있는 것이라고는

시간하고 돈하고 불알하고 노래 밖에 없는데

그댈 위해서라면 그까짓 것

노래 한 곡 쯤이야  못하겠느냐며

일어서서 그 뇨자 손을 잡고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뭇서리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하고 열창을 했더니...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기고  ............... )

 

 

그나저나 이 아짐씨

밤에 잠이나 제대로 잤겠나?

봄비 오는 밤에 지나간 남자를 생각하고 밤새 뒤척였을까

아니면 오늘 새로 만난  남자 생각하느라

밤새  뜬 눈으로 지새웠을까

봄비는 알려나....................................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