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낼 또 오이소이

커피앤레인 2010. 3. 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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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8

낼 또 오이소이 

 

 

 

노아는 방주를 지을 때 창을 하늘로만 향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왜 그랬을까?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하나님만 쳐다보라고 그랬을까.

하긴 내가 하나님이라도 그렇게 하라고 말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4개의 창을 모두 열었다.

그 가운데 제일 먼저

하늘의 창부터 열었다.

그런다음 컴퓨터의 창을 열었다.

 

 

하늘의 창은 하나님과 나만의 소통의 창이기 때문에

간단하지만 할 말이 상당히 정제된 그런 창이었다.

하나님은 구질구질한 말은 참 싫어했다.

 

 

두번째 창은 세상의 창인데

인터넷을 열고 그날에 올라온 뉴스를 대충 훑은 다음

메일을 챙기고 그리고 블로그에 들어와 전날에 있었던 일들을

이것저것 챙겨보고

 내 생각대로 때로는 남 생각대로 이런 저런 글을 올리곤

창을 닫았는데

 

 

 

하지만 세번째 창은 염려의 창이었다.

오늘 할 일은 뭐지 ? 보내줘야 할 건 없나 ?

쌀독의 쌀은 아직도 남아 있나 ? 휴대폰 값은 얼마나 밀렸지 ?

목욕탕은 가 ? 안가?

밥은 몇시에 먹지 ? 혹시 누구와 약속을 한건 없나하고   

아주 시시콜콜한 것들이

이 창을 통하여 제다  들어왔는데 ..................

사람들은 이걸 스케쥴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네번째 창은 늘 저녁에만 열어두었다.

시시콜콜한 일이라도 일이랍시고

끝나고 나면 제법 배가 후줄근했다.

해서 밥을 먹을것인지

 술을 먹을 것인지 잠시 머뭇머뭇했는데

두 넘은 희안하게도 서로 궁합이 잘 안맞는지 늘상 싸웠다.

 

 

하긴 어떤 날은

반주 삼아 쇠주 한잔을 걸치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었지만

어느 날은 배가 너무 불러서 이게 술 맛인지 밥 맛인지 알수 없을 정도로

모든게 심드렁하다보니 괜히 밥 부터 먹었다고

지랄지랄을 했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좀상들의 한계였다.

욕망에 눈이 멀면 드럼통 같은 아짐씨 배도 이뻐보이지만

그게 끝나면 내가 우짜다가 저 여자의 배를 보았지 하고

후회하듯이 때론 술도 밥도 그와 비슷했다.

 

 

해서 술을 맛있게 마실려면

배를 조금 비워둬야 제 맛인데

울 마눌같이 술을 못먹는 사람들은 술집엔 왜 가노하고

무슨 괴물 보듯이 물었지만

술집엔 얼마나 재미있는 소설 줄거리들이 많은지

그들은 알지 못했다.

 

 

 

술이란 자고로 안주가 있어야 제 맛인데

 

언 넘은 지 마누라 내팽개치고 도망가더니

노숙자가 되었느니

언 뇨자는 한평생 부둣가에 앉아서

돌아오지 않은 옛님을 그리다 끝내 굶어 죽었다느니

 

 

언 넘은 방송국 절마들 또라이 아이가 해사키도 하고 

언 넘은 지가 마치 본 것처럼

일본에서 계은숙이가 어떻느니 김연자가 어떻느니 해사면서

온갖 뉴스를 다 끌어 모아다가 한바탕 씨부렁거리다가 

야야 그거 다 아는 이야기 모할려고 하노 ...................하고 

핀잔을 들었는데 ................... 

 

 

잼있는건 

자식은 지자식이 좋고 

뇨자는  남의 뇨자가 좋다했듯이

괜한 사람 올려놓고

오징어 씹듯이 그렇게 실컷 씹으면서 

 

우짜다가 이쁜 거라도 하나 들어오면 이거 왠 횡재 .........................해사면서

침을 질질 흘렸는데

태진아 말마따나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 몬일이 일어나도 일어날낀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쉬우면 누가 사랑안할끼고

해서 주모는 그 재미에도 입이 헤벌려져  

낼 또 오이소이 하고 술값을 챙겼는데 ..........

암튼 이 네개의 창이 다 닫혀야 그날 하루가 다 갔다.

그게 우리 좀상들의 일상이었다. 그러다 때가 되면 다 유세차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