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23
부산 텐트 공장
산다는게 때론 참 시시했다.
때론 지겹기도 하고 ..................
해서 산을 오르지만 같은 산도 여러번 오르면 흥미가 서서히 반감되었다.
그래서 사랑도 다들 시들해지는지 누구는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것 부터 먼저 했다.
눈을 뜨니 봄비인지 보슬비가 또 내렸다.
나선김에 전기세라도 내어야지 하고 한전에 들렸다가
남사장 가게에 들렸더니
요즘은 일이 별로 없네요
사장님은 어때요 하고 이 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남사장은 우리 하청업체 사장이었다.
/요새 뭐 일이 있나
거기가 없으면 우리도 없지
겨울이 지났으니 이제 모가 좀 않되겠나 .....................하고
힘내 ,,,,,,,,,,,,,,,,,,,,,하고 돌아섰지만 정작 힘낼 사람은 따로 있었다.
해서
마음의 행간(行間)이라는 동인지에 실린 시 한편을 올려 봤다.
그 언젠가를 생각하면서 ...................
부산 텐트 공장
시/ 이 형란
미싱 경력 5년
적금 통장 하나
25세 야간 대학생
사장님 정부
굵은 텐트용 실에 다리를 베면
깔깔거리는 모습이 얄미워
네가 미싱사, 내가 시다인 것 말곤
부러울 거 하나 없다
언니라고 부르나 봐라
한껏 눈 흘겼지만
요즘은 왠지 문득문득
가방 들고 퇴근 할 땐 희망으로
사장님이 나타나면 수줍음으로
얼굴을 붉히던
언니야, 네가 보고 싶다
그에겐 혹시 아니었어도
네겐 그게 사랑이었음을,
적금통장과 책가방의 꿈이
너무 멀어
밤마다 터뜨렸을 너의 울음을
뜨거운 젊음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면서도
차가운 눈 흘김만 던진 걸
아프게 후회한다
이제는 대학생 엄마가 됐을
예쁜 부산 사투리의
미싱사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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