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먼 것 같으면서도 멀지 않네

커피앤레인 2010. 3. 25. 10:45

 

 

40134

 

2010/3/25

먼 것 같으면서도 멀지 않네

 

 

 

 

먼 것 같으면서도 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내가 왔다간 이 후로 마음이 심란했다.

아이가 외국으로 떠난 건 그런대로 견딜만 했지만

아파트를 옮겨야 하는 문제로 마음이 꽤나 복잡한가 보다.

그나마 큰 넘이 곁에 있어 다행이었지만

아직은 저 홀로 서기도 벅차다 보니 그것도 마음에 걸리는지

밥맛이 없다고 하였다.

나는 애써 아내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게 신앙이라면서 ........................

때론 홍해 까지 내 모는게

하나님이신데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뭘 걱정이냐며 .........위로를 했지만

아내는 여전히 마음이 안놓이는가보다.

하지만 그래도 속을 다 털어 놓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은지

스킨은 있어요? 로션을 있어요? ....................하더니

기어이 화장품을 사 주었다.

 

 

아내가 오는 날은

군대 사열을 받듯이 나는 옷부터 갈아 입어야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멋있다 하는데도

아내는 유독 까탈을 부렸다.

바지가 왜 그래요 ? 세탁소에 안 맡겨요?

쉐타는 ............이제 바꿔 입어요 .

봄인데,,,너무 어둡잖아요

아직 추운데 ...................뭐

사람이 혼자 있을 수록 깔끔해야 하는 법이예요

우린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했다.

다니는 코스도 비슷했고 하는 말도 비슷했고

먹는 것도 거의 비슷했다.

 

 

아내가 가고나면 나는 비로소 해방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조금 달랐다.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대로 내 딴엔 잘 산다고 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아내나 가족을 제대로 못챙긴 것 같기도 하고

가치의 우선순위가 뭔지? ...........................도무지 햇갈렸다.

해서 그런지

몸은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마음은 밤새 하늘을 향해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나마 새벽녘에 깜박 잠이들었나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나더니 기도시간이라고 일러주었다.

아니 아직도 날이 밝으려면 한참은 더 있어야 하는데

굳이 이 시간에 일어나라니................

어머니는 당신 평생 딱 한번 교회에 나갔는데

그래도 구원을 받았는지 기도시간을 알았다.

참 신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