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책상이 와 이리 어지럽노

커피앤레인 2010. 4. 22. 10:03

 

여류화가 허 혜영作/ 파랑 대문집

 

40160

2010/4/22

책상이 와 이리 어지럽노

 

 

 

 

집이나 뇨자나

참 비슷한데가 많았다.

하긴 둘다 조형물이다 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뇨자는 신이 만드셨고 집은 인간이 만들었뿐인데

신이 만든 뇨자는 부모의 DNA를 거스릴 수가 없고

집은 디자이너의 한계를 거스릴 수가 없다보니

둘 다 제 탓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못생긴걸 뜯어 고친다는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해서 그런건지

심사가 편치 못하니 저녁 내내 비가 내려도 낭만은 커녕

몬비가 이리도 오노 ......................하고 애꿎은 봄비만 나무랐는데

처음과 달리 수영이네 집은 모형을 만들면 만들수록

더 신갱질이 났다.

 

 

해서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하고 ...................하던 일을 집어치워 버리고 

내일 하자하고   

불을 끄고 잠을 청하였더니 잠도

배알이 있는지 도무지 돌아 올 생각을 안했다.

 

 

 

하여 

억지로 견디다가 다시 일어나 불을 밝혔더니

몬 넘의 책상이 이리도 어지러운지

마치 전쟁터 같았다.

그렇다고 이 밤에 한 깔끔 뜬답시고 치우기도 그렇고 해서

일단 오늘은 일이 안될꺼니까 내버려두기로 하고

그새 밀린 책이나 좀 읽을까 하고 책을 잡았더니

하필 잡는다고 잡은게 중국어 문법책이었다.

 

 

그렇잖아도

문법책이란 넘은 

그게 제 아무리 누워서 떡 먹기보다 더 쉽다고 선전을 해도 

영어던지 중국어던지 일본어던지

심지어 한국어라 해도 머리가 아픈건 마찬가지인데

가즉이나 짧은 실력에

러/了가 어떻고 더/的가 어떻고

정어/定語가 어떻고 사조/詞組가 어떻고 하니

나중엔 이게 이말 같고 저게 이말 같아 .......................

머리만 혼란스러웠는데

 

 

원래 

재수없는 넘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어진다 하더니만

오늘은 아무래도 멘스인갑다하고

도대체 지금 몇시고 .......................하고 시계를 힐끗 쳐다봤더니

그새 새벽 4시를 조금 지나가고 있었다.

 

 

아이고 ................내가 청춘도 아이고 이게 모꼬

마 자자 하고

불을 끄고 다시 침대에 누웠더니

이 넘의 잠은

친구들하고 계한다고 나간 여편네가

밤새 나이트에서 언 넘하고 눈이 맞았는지

돌아올줄 모른다더니

지나간 뇬들만 와 이리 사람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지.....

에잇 신발끈 ..................................

오라는 잠은 안오고 몬 넘의 봄비는 이리도 자주 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