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내만큼 하는 넘

커피앤레인 2010. 4. 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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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4/23

내만큼 하는 넘 

 

 

 

 

인천 만수동 원경이네 집을 고칠 때였다.

처음엔 화장실이 샌다하여 그렇겠거니했는데

나중엔 어차피 손댈 것 이 기회에 집이 좀 낡았으니 아예 리모델링 하는게

어떻겠느냐 했더니 생각해보고 ..........................요 하더니

어차피 재건축 할건데 집을 고치면 손해 아닐까요 했다.

해서

재건축이 그리 간단하나.............................

내 생각엔 10년안에 재건축하기는 힘들거다 했더니

10년은 고사하고 5년만 안해도 덜 손핸데 하더니만

며칠 후 결심이 선 모양이었다.

그럼 집을 고칩시다했는데

막상 벽지를 벗기고 아파트 내부를 뜯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 험했다.

(에라이 죽일 넘들아 네거가 이러고도 아파트 짓는다 하나?하고 궁시렁거렸는데  )

 

 

내가 그 넘들 욕을 한건

이 아파트를 지은 연수와 내가 처음 집을 지은 집의 연수와

똑 같았기 때문이었다.

한데 난 그때만 해도 건축엔 그야말로 초짜였기 때문에

마치 인테리어 하듯이 구석구석 세심하게 꼼꼼하게 챙긴답시고  

외벽에도 수도 꼭지는 여기 전기 콘센트는 저기

그리고  사방외벽은 모두 진영에서 나오는 변색적벽돌로 치장을 하고

창호는 홍송으로 하되 2층 내부 데스리는 동 파이프로 하고

방수는 우짜고 저짜고 해사면서

있는 멋 없는 멋을 다부리다 보니 나중엔 공사비 보다

천만원 이상 적자가 나는 바람에 내가 홀라당 다 뒤집어 썼지만  

암튼 그런 객기 때문인지

20년이 지났지만 돈 까먹은 건 생각지도 않고

그 집 앞을 지날 때 마다 언제나 기분이 흐뭇했다.

 

 

(해서 주인도 고맙다며 여러번 인사를 꾸벅했지만

실은 고 넘의 빚 갚는다고 내 청춘 다 갉아 먹었다여 )

 

 

어떻던지

원경이도 처음엔 돈이 좀 들어가자 기분이 그렇고 그랬는지

집은 아름다운데 ....................해사면서도 말끝을 흐렸는데

지도 자꾸 살아보니 갈수록 아 이게 아닌가베 했는지  

어느 날 고맙습니다 ............................하고 댓글을 달았다.

 

 

한데

객지를 떠돌아 다니다 보면 생각보다 밤은 언제나  무료하고 쓸쓸했다.

해서 이 집도 가 보고 저 집도 가 보고 그랬는데

그렇다고 룸살롱이나 나이트 체질이 아니다보니

딱히 마음에 드는 술집이나 찻집이 그리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아는 사람 소개로

가뭄에 콩 나듯이 눈에 띄는 집이 있으면

주야장천 그 집만 단골로 삼다보니

여기 가도 아는 사람 저기 가도 아는 사람이  널부러졌지만

실은 빛좋은 개살구이다보니

그 때 마 눈 지긋이 감고 애를 하나 낳았으면

 지금쯤은 초등학교를 다닐 껀데 ...................하고 농담을 하면

저거라서도 우습다고

그 때 옆구리 쿡 찌를 건데 진짜 잘못했네 .......하고 맞장구를 쳤다.

 

 

암튼 이렇던지 저렇던지

인천은 이미 작전동에 있는

카리스호텔 인테리어 공사감리를 한  경험이 있어서

송도니/연수동이니/계양동하면 ...................눈에 선한데

아름다운 집이 더러는 있더라만

 

 

그래도 쉽게 갈만한 곳은 이종환의 쉘부르 .............와

김포공항 바로 앞에 있는 메이필드 호텔 커피 숍 정도였다.

해서 간혹이지만 설이나 인천에 가면

아는 사람들과 함께 그 곳에 들려

밥을 먹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였는데

지나고 보니 그 세월도 그리 싫지만 않은 세월 같았다.

 

 

 

한데 내가 곧 함양에 갈지 모른다 했더니

촌 넘 절마는  모가 그리 또 궁금한지

/행님........................................함양 언제 가요?...하고 전화를 삐리리 때렸다.

해서

/아직 도면이 다 안끝나서 잘 모르겠다.와? 했더니

/거기 좋은 뇨자 있다며요? ................................했다.

/문디 지랄 안하나

니 눈에는 뇨자만 보이나 ..................했더니

/그래도 다홍치마아이요 ................했다.

/마 끊어라 나 지금 바쁘다

/언제 가거든 꼭 연락하이소이......................................

/마 됐거던여

/아따마 인생이 몬교

그런게 다 인생이지

/문디 지랄안하나 ..나는 아니거던여

그러니 그대 마눌이나 잘 챙기셔잉

/갑자기 잘 있는 울 마눌은 와 또 들먹거리능교

/잘 있어? 야 이 넘아

무단히 잘있는 마눌이 암에 걸려?

니가 돈 좀 법네 해사면서 하도 돌아다니며 지랄을 하니까

마눌이 스트레쓰가 쌓여서 그런거지

그러니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마 놔두소.그래도 내만큼만이라도 하는 넘 있으면 함 나와 보라 하소

/내 만큼 하는 넘 ? 하긴 언 뇬이 그러긴 그러더라

다른건 다 용서해도 돈 못 버는 넘은 용서 못한다고

니는 돈이라도 벌어주니 그마나 큰 소리 치는갑다

마 끊자 갑자기 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