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이렇게 간단한 것을

커피앤레인 2010. 6. 1. 12:15

 

2010/6/1

이렇게 간단한 것을

 

 

 

 

누군가 전원주택 디자인을 의뢰한 걸

거절하였더니 몹씨 서운했나보다.

해서

자기 맘은 그런게 아닌데 하고 극구 변명을 했지만

옛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네 마음심뽀 부터 고치라 하고 싶었지만

인간의 면상을 보면서 차마 그렇게는 말 못하고

미안합니다

제가 급히 의뢰 받은게 하나 있어서

차마 시간을 뺄 수 없네요 ...................했더니

자긴 좋은 작품 하나 얻겠다는 기대로 가득했는데 하면서

못내 서운해 했다.

 

 

하지만

내 맘은 전혀 아쉬운게 없었다.

설혹 매일 빈둥빈둥 놀면서 호주머니가 비었다 하더라도

인간이 덜 된 넘 집 지어주느니

차라리 노는게 더 낫다는 것이  

평소 내 지론이다보니

지가 서운하던 서운하지 않던 그건 내 알바가 아니었다.

(사람은 다 지하기 나름이여 )

 

 

누군가 아침 일찍 전화를 삐리리 때렸다.

이 시간에 왠일?

어제 전화해서 다시 걸었더니 안받던데요.그래서 아침에 다시 했어요

아.........부산에 왔다고 했죠

그런건 보고 안해도 되는데 ....................

 

 

보고 안해도 된다?

누가 보고 했나 . 가까운 곳에 있다니까

혹시 전화 할 일 있으면 하라고 한 것뿐인데 ...............

전화를 끊고나니 괜히 신갱질이 났다.

누가 전화하고 싶어 했나 ?

멀리서 왔다니까 그래도 내딴엔 배려한답시고 한 것뿐인데 .....

이 뇨자 모야? 정말.

 

 

 

점심무렵

자유건축 한소장하고

신축건물에 대한 건축법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후

삼실에 돌아오는데 기침이 성가실 정도로 여전했다.

해서 떡본 김에 제사드린다고

가까운 약방에 들려 판콜A인가 뭔가 하나 주세요 했더니

물약 보다는 알약이 낫다며

여약사가 조그마한 알약 한통을 주었다.

얼마죠 ?

2000원 입니다

2000원 ? 뭐가 이렇게 싸 ?

 

 

식사후 30분 후에 잊지말고 꼭꼭 드세요 해서

점심에도 두 알 저녁에도 두알을 성실하게 먹었는데

기침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해서

이거 뭐야? 괜히 씰데없는 짓만 했잖아

한데 그게 아니었다.

한 밤을 자고 나니까 그토록 사람을 괴롭히던 기침이

어디로 달아났는지 ..............목이 칼칼한게

몸이 영 가뿐했다.

애고 이렇게 간단한걸 모르고 ..........................

역시 미련한 넘은 고생을 해야 아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