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뻥튀기 아저씨

커피앤레인 2010. 6. 25. 11:02

 

조각가 이 현우 作 

 

2010/6/25

뻥튀기 아저씨

 

 

 

 

부산은 6.25사변의 박물관 같은 곳이었다.

피난민들이 들끓었던 영주동/보수동/아미동/초량동은

아직도 작은 집들이 6.25의 상흔을 잊지 못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곳은 아직도 공동변소에 의존해야하는 동네가 한둘이 아니었다. 

해서 어떤 집은 앞집 대문이 뒷집 안방과 맞대어 있어

조금만 큰 소리로 떠들어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다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한데

이 넘의 건축법은 이런 저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양반 배부른 소리만 하고 있으니

산복도로 위의 집을 개조하거나 신축하려면

공사현장보다 관공서나 민원을 더 겁을 내느라 시간을 다 허비 했는데

언제쯤 울 공무원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 발상으로 전환할지...................

 

 

강나루는 올만에 초저녁부터 노래소리가 가득했다.

해서

누군가 하이 소프라노로 가곡을 몇곡 불러 제치더니

나중엔 창타령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뽕짝까지 튀어 나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좀 조신하게 살아야지하고

술귀신들 옆엔 얼씬도 하지 않았더니

누군가 그새 중국에 갔다 왔능교 하고 ..........................

눈을 홀겼는데

 

 

해서

좀 조신하게 살려고 조용히 있었다 아니오 했더니

마 살던 그대로 살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나 하면서

또 사람의 부아를 실실 돋우었다.

 

 

한데

워낙 잘 난(?) 인물이다보니

삽시간에 아는 뇨자 모르는 뇨자 네댓명이

조르르 이 넘의 테이블로 몰려들자

좀전까지 같이 술을 마시며 니끼 내꺼고 내끼 니꺼다 하던 

남정네 세사람이 갑자기 심기가 불편했나보다.

 

 

인기 남 한명 나타나니

우리는 마 조옷 되어버렸네 하며

마 가자 ....................하고 일어서서

뵌일은 없지만 모 그만한 일로 거시기 찬 사내가 그렇습니까하고

조옷 되어버렸는지 치마가 되어버렸는지

그건 나중에 맞추어 보면 알꺼고

내 술이나 한잔 받으이소 했더니

지라서도 조금 게면쩍었던지

도대체 나이가 우찌 되는냐고 물었다.

 

 

해서

이 판국에 나이는 모하러 묻능교

사내는 문지방을 넘을 힘만 있어도 아를 낳는다는데

아직도 뇨자 넷은 충분히 감당하니 걱정마이소 했더니

그건 뇨자가 검정해야 진짜 안다나  우짠다나

 

 

암튼 6.25

60돐을 맞고 보니

그 옛날 박상튀기던 아저씨 생각이 났는데

그 때 그 시절엔 양푼이 냄비 하나만 갔다줘도

쌀 박상도 주고 옥수수박상도 줬는데 .............................

요새는 이런 풍경도 사라지고

40계단 아래 덩그렇게 서 있는 청동조각상만 

그 옛날 그 추억을 말하고 있으니 

언젠가 나도 이 골목에서 전설이 되어

 추억의 동상이 되어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