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양산이 많이 좋아졌네

커피앤레인 2010. 7. 5. 10:56

 

여류화가/허 혜영作

 

40170

2010/7/5

양산(梁山)이 많이 좋네

 

 

 

산을 오르려다

오늘은 새로운 길을 함 찾아나서보자 하고 

전철을 탔더니 후덥지근한 날씨에 걸맞지 않게 

전철안은 너무 시원했다.

 

 

해서 내친김에 

2호선이 양산(梁山)까지 연장되었다는데 

거기까지 함 가볼까하고 서면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자리에 앉으니 마주앉은 40대 여인이 이 넘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언젠가 당신은 외모가 좀 특이해서

어디를 가더라도 많이 튄다하더니

진짜 그런걸까?

 

 

암튼 미모로 보아서는 

좀처럼 시시한 남자에겐

눈길 한번도 주지 않을 것 같은데  

이따금씩 다른걸 쳐다보는 척하며

이쪽을 쳐다보다 행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내가 온제 당신을 쳐다보았오 하는지

바깥을 쳐다보는게 너무 웃겼다.

 

 

암튼 그런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철은 어두운 지하를 달리다 마침내 호포에 이르자

비로소 지상으로 나왔는데 그 풍광이 그리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아 ......................빛이 좋긴 좋구나

좌우 풍광도 구경할 수 있고

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다

또 바깥을 쳐다보는척 했다.

 

 

아마도 양산에 사는 여인인가 보다.

전철이 종점에 다다르자 여인은 비로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이 넘도 그 뒤를 쫄쫄 따라 가다가

어느새 저만큼 내가 먼저 앞서나갔다.

어차피 인연은 여기까지.........................하고

돌아섰는데 .....

 

 

양산천은 보기 보다 더 맑고 푸르렀다.

해서 산책로를 따라 한참을 걸었더니

늙수레한 할아버지 두분이 고기를 잡으려는건지

세월을 낚으려는건지 강물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앉아 있는게 보였다.

하지만 휴일이라 그런지 강은 너무 호젓해 보였다.

 

 

길게 뻗어있는 강을 따라 한참을 걸었더니

지난 겨울 그렇게 아름답던 유채꽃은 밑둥만 남은체

흉물스럽게 남아 있었는데

본류는 낙동강이라는 푯말이 보였다.

해서 여기까지 온김에  

노래나 함 불러봐 하고

고향마을/그네/목련화/긴머리 소녀를 한참동안

열창을 했더니

자전거를 타던 여인네들이

울동네도 이런 사람이 있었나 하는지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저거끼리 뭔가 조잘조잘거렸다.

 

 

한데 예전에 왔을 땐 양산이란 동네가 참 후졌는데

지금와 다시보니 어느새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더니

도시가 엄청 세련되어 있었다.

해서 내친김에 현중원에도 들려보고

새로 만든 음악분수 공원도 들려본 후

다시 전철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는데 .......................

 

 

부산은 부산대로 또 바쁜가보다.

광복로는 오늘따라 차 없는 거리이어서 그런지

젊음으로 가득했고

용두산 공원은 황지인 무용단이 검무를 추고 있었다.

아.................저 뇨자잖아

언젠가

눈이 퍽 아름답다고 생각한 뇨자였지

뇨잔 검무단의 주멤버인지 오늘도 열심히 검무를 추었다.

 

 

그나저나 여긴 안내 팜프렛도 없나?

아 저기 있구나.............................

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한국어/일본어/영어로된 팜프렛을 하나씩 챙긴 다음 

부산예술단의 마지막 춤을 보고 있는데 

왠 양코배기 뇨자가 하이하고 ...............인사를 했다.

해서 이 넘도

하이

웨어 아 프롬 ?(어디서 왔니)

U.S.A

아 그렇구나 

How long have you been in Busan?/부산엔 얼마동안 있었지

원데이/

원데이 ? 고작 하루..................하니까

지라서도 우스웠던지 ㅋㅋㅋ하고 웃었다.

 

 

해서 잠시동안

부산 첫인상은 어떻느냐

그리고 지금 추고 있는 저건 우리나라 전통춤이다

그리고 이건 사물놀이패다 해사면서 ......................

되도않은 영어지만 한참 동안 씨부렁거렸더니

오 아이 씨 /Oh, I see

베리 베리 뷰티플..................하더니

일행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래 인생은 늘 그런거지

회자정리라 했잖아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