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비운다?

커피앤레인 2010. 9. 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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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2

비운다?

 

 

저녁 내내 한 녀석이 모라 모라 떠들어댔다.

/야 모가 그리 시끄럽노

/아 비움의 철학이 좋다 이말이죠

/비움?

비워서 몰 할껀데

/모하긴여

인생은 애초부터 비움인가 채움인가 이것이 알고 싶다는거죠

/미친넘 아이가

인간은 태어나자 마자 엄마 젓부터 빨았는데

그게 채움이지 비움이가?

/듣고 보니 그렇네

 

 

김훈의 남한산성을 다시 읽어 보았다.

아무리 읽어봐도 역시 문장이 재미있다.

마치 선문답하듯 홱홱 아무렇게나 던지는 글귀 속에서도

조선 왕의 처절한 무능함이 잘도 배어났다.

하긴 문장으로 일가를 이룬 선비들은 대가리를 조아리고

임금은 애가 타는지

불도 못켠채 편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내 꼬라지를 보는것 같아

더욱 애처롭다.

 

 

그새 태풍이 밀려왔다 또 이내 가버린 모양이다.

한줄기 거센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다했는데

지혼자 놀기가 심심했나?

비는 이내 멈추어버렸다.

비가 오니 멀리 떨어져 있는 뇨자 생각이 간절했다.

설과 부산이 지척이지만 그게 그리쉽진 않다니..............

 

 

아무래도 안선생은 당분간 안 올게 분명했다.

피카소 강여사는 갤러리 스캐쥴을 보고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하였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연말 까지 전시 일정이 꽉 짜여 있다니..............

그래도 밥은 먹고 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