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9/17
새끼 고양이 한마리
뇨잔 혼자서 여행을 떠난다고 하였다.
/그래 오데 갈건데여
/글세. 가긴 가야겠는데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네
/그런게 오데 있노
/그러게여
/경주나 가까운 진하해수욕장이나 가지
/여름 다 갔는데 해수욕장은 몬 해수욕장
/이 아줌마 여행 여(旅)자도 모르는구나
철 지난 해변가가 얼마나 호젓하고 좋은데.....................
잠시 바깥에 나갈 일이 있어 통풍이나 좀 할까하고
창문을 열어 두었더니 그새 고양이 일가족 다섯넘이 남의 빈집에 쳐들어 왔나보다.
인기척이 나자 저거도 놀랬는지
뭔가 후다닥하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다 도망을 갔는데
미쳐 한놈이 빠져 나가지 못했나보다.
울음소리가 꽤 날카로왔다.
해서 닫은 창문을 다시 열고 나가라고 배려를 했지만
태어난지 몇달이 되지 않았는지
창문을 기어오르는 솜씨가 영 시언찮았다.
해서 이리 쫓고 저리 쫓다가
겨우 창문을 빠져 나갔는데
개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는 아무리 봐도
내 과는 아닌지 기분이 그랬다.
그런데 새끼를 배게한 숫 넘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정자만 주고 나 몰라라 한가보다.
에잇 나쁜 넘
짐승이나 사람이나 씨만 딥다 뿌릴줄 알았지
이렇게 무책임 하다니 ...............................
하긴 어느날
야시같은 마눌이 그러는 그대는 모 책임감이라도 있오 ...............하고
은근히 허파를 뒤비더니
그러고보니 짐승이나 인간이나 숫 넘들은 다 그런갑다.
애미 암고양는 길건너편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마지막 한 넘 마저 탈출하자 그제서야 그 긴 젖꼭지를 좌우로 흔들며
갓태어난 고양이 네마리를 데리고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쓰는 일기 / 가을을 걷다 (0) | 2010.09.24 |
---|---|
아침에 쓰는 일기 / 즐긴다는 것 (0) | 2010.09.18 |
아침에 쓰는 일기 / 아 이 여유로움 (0) | 2010.09.16 |
아침에 쓰는 일기 / 웃기는 동네 (0) | 2010.09.15 |
아침에 쓰는 일기 / miester (0) | 2010.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