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새끼 고양이 한마리

커피앤레인 2010. 9. 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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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17

새끼 고양이 한마리

 

 

 

뇨잔 혼자서 여행을 떠난다고 하였다.

/그래 오데 갈건데여

/글세. 가긴 가야겠는데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네

/그런게 오데 있노

/그러게여

/경주나 가까운 진하해수욕장이나 가지

/여름 다 갔는데 해수욕장은 몬 해수욕장

/이 아줌마 여행 여(旅)자도 모르는구나

철 지난 해변가가 얼마나 호젓하고 좋은데.....................

 

 

잠시 바깥에 나갈 일이 있어 통풍이나 좀 할까하고

창문을 열어 두었더니 그새 고양이 일가족 다섯넘이 남의 빈집에 쳐들어 왔나보다.

인기척이 나자 저거도 놀랬는지

뭔가 후다닥하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다 도망을 갔는데

미쳐 한놈이 빠져 나가지 못했나보다.

울음소리가 꽤 날카로왔다.

 

해서 닫은 창문을 다시 열고 나가라고 배려를 했지만

태어난지 몇달이 되지 않았는지

창문을 기어오르는 솜씨가 영 시언찮았다.

 

 

해서 이리 쫓고 저리 쫓다가

겨우 창문을 빠져 나갔는데

개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는 아무리 봐도

내 과는 아닌지 기분이 그랬다.

 

 

그런데 새끼를 배게한 숫 넘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정자만 주고 나 몰라라 한가보다.

에잇 나쁜 넘

짐승이나 사람이나 씨만 딥다 뿌릴줄 알았지

이렇게 무책임 하다니 ...............................

 

 

하긴 어느날

야시같은 마눌이 그러는 그대는 모 책임감이라도  있오 ...............하고

은근히 허파를 뒤비더니

그러고보니 짐승이나 인간이나 숫 넘들은 다 그런갑다.

 

 

애미 암고양는 길건너편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마지막 한 넘 마저 탈출하자 그제서야 그 긴 젖꼭지를 좌우로 흔들며 

갓태어난 고양이 네마리를 데리고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