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낙엽이 아름다운건

커피앤레인 2010. 10. 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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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낙엽이 아름다운건

 

 

 

낙엽이 아름다운건

끝없는 침묵때문이었다.

찬비가 와도 낙엽은 고스란히 온몸으로 비를 받아들였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도 낙엽은 여전히 침묵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라도 읽은 것일까

 

시인들은 이 가을에 시를 쓰지않았다.

씨잘데 없는 행사에 미쳐 본업을 팽개둔체

그렇게 술만 딥다 들여마시더니

끝내 별의미도 없는 소리만 늘어놓곤

또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졌다.

 

 

송교수 절마는 요즘 맛이 살짝 갔나보다.

지하고 조폭하고 몬 상관이 있다고

은근히 내 아우가 누군데 하고.............................

한참을 떠들더니 간다온다 말도 없이 사라졌다.

에잇..... 시시한 넘 같이

철학은 지랄로 했나?

 

 

새벽 2시

박사장이 느닷없이 쳐들어왔다.

/뭐하노?

술이 꽤나 됐나보다.

/아니 이 밤에 왠일이고

/불이 켜 있어서 왔다아이가

/술 많이 묵었능가베

/응, 3차 까지 갔다가 보고 싶어서 왔다 아이가

/술이 취했으면 집에 가서 자지 와 왔노

한데 지는 박혁거세 60 몇대 손이라며 한참 동안 또 떠들어댔다.

/그나저나 이 나이에 그 글이 보이나

/아직 그정도는 보인다

/근데 지금 영어공부해서 모하노?

/내년에 하바다인가 하버드인가 거기 함 가볼려고

/하버드?

/그냥 해본 소리다

 

 

마로니에 길을 한참을 지나 박사장을 보내고 돌아오는데

문득 낙엽 한잎이 살포시 어깨를 스치고 땅에 떨어졌다.

낙엽은 낮이 싫은지

그렇게 혼자 아무도 모르게 떨어졌는데

문득 멀리 떨어져 있는 뇨자 생각이 났다.

그도 잘 자겠지.

역시 사랑은 아름다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