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여유있는 공간이 좋다

커피앤레인 2010. 11. 1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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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공간이 좋다 

 

 

 

 

11월은 낙엽이 더 아름다운 계절이었다.

물론 단풍도 아름답지만 바람이 이리저리 흩트러지는

낙엽을 보느라면 풍성함이 뭔지

소박함이 뭔지 사랑이 뭔지 그리움이 뭔지

그리고 삶의 가치가 뭔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해서

6번줄이 끊긴 기타를 만지막 거리면서 

방금 헤어진 친구를 생각하며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이 나이에 또 기타를 배워.............................?

하긴 배워서 나쁠건 없지만 

피아노는 그래도 급하면 단음으로라도 칠 수 있지만 

기타는 영  그랬다.

 

 

한데

노래는 어디를 가더라도 지고 싶진 않았지만

뿅작이나 가요를 부르라하면

보기보다 박자 맞추는게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해서

 클라식 기타라면 자타가 공인하는 친구에게

농삼아 얘길 했더니 지가 공짜로 개인 교습을 해주겠으니

지 연주실로 오라고 하였다.

아무리 그렇지만 이 나이에 기타는 몬기타 하다가 

예전에 조금 배운 것도 있고 해서 

일도 없는데 노니 염불이나 함 해볼까하고 

그의 연주실로 찾아갔더니

친구는 코드 집는 법부터  아주 차근차근 가르쳐주었다.

한데 

손이 워낙 뻣뻣하다보니

왠 넘의 힘이 우찌 그리도 많이 들어가는지

 

 

아무리 초보지만

이건 아니다 하는데 

이 친구는 그래도 이 나이에 배우려는게 대견했던지

야 잘한다......................

조금만 더하면 노래한 곡은 거뜬히 부르겠다 해사면서

C코드/C7코드/F코드를 숙지해오라며

숙제를 내주었다.

 

 

아니 여기서 배우면 되지 숙제까지?  

하긴 복습보다 더 중요한건 없지.

더우기

명색이 외국 유명대학에서 정통클라식 기타를 배우고 

한평생 클라식기타만 연주한 

마이스터에게 공짜로 배운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득지 해야할 판에

이 까짓 숙제로 물러설 내가 아니지 ? 하고  

저녁내내 쿵짝짝 짜아짝 짜아작 ...............하니까 

언 뇬이 지금 모하능교 ?하며 찾아왔다.

/기타 치능교 ? 

백구두 신고 밤무대 나간다더니 진짜 나가려는가베

아이고 ........................이 일을 우야믄 좋노

/와 ? 나는 밤무대 나가면 안되나?

/안되는건 아니지만

또 언 뇬을 죽일려고 저러는지?

/언뇬을 죽여?

내가 언제 뇨자를 죽였는데 ...................................

/아이고 목소리만 들어도 오줌을 싸는 뇬이 그리 많다면서

백구두 신고 기타 치고 노래까지 해보소

오빠야............................는 기본이고

이 동네 찌릉내 나서 못산다. 못살아......................

/아이고 문둥아

이 나이에 공부하면 정말 잘했심니더.

얼마나 속이타면 그렇게라도 마음을 달래려고 하능교

진짜 대단합니다 ...................해사면서

격려를 못해줄망정

모라? 찌릉내 나서 못산다고 ?

초를 쳐라 초를 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