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그림을 걸 공간이 없네

커피앤레인 2010. 11. 2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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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걸 공간이 없네

 

 

 

 

 

가장 아름다운 집은 어떤 집일까?

노가다의 머리 속은 언제나 복잡하다.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노가다의 머리 속은

생각보다 더 간단하고 명료했다.

 

 

아름다운 집은 서양식으로 지었던지 

한국식으로 지었던지 

선이 간결하면서 여백이 충분한 그런 집이었는데 

아파트가 발달하면서 

오히려 백면이 많은데도 집집에 가보면 

제대로된 그림 한점 걸 공간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 벽들은 이미

그 무엇으로 가득하였는데   

주인의 위세를 자랑하는 사진이듯

아니면 어느 이름없는 골프경기장에서 받은 트로피던지간에

여기저기 장식품으로 가득하였는데 

정작 인간의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고 

품격을 높혀주는 그런 여백도 그림도 없는게  

어느 집이나 한결같은 풍경이었다.

 

 

해서 가는 곳마다

지발 이 구질구질한 것 좀 없애면 안될까 하고 

볼멘 소리를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리는게

좀처럼 쉽지않은지

시커먼 비니루 봉다리마저 

꼬게꼬게 구겨서 어딘가 쑤셔넣고

또 쑤셔넣었는데.......................

 

 

자연이 아름다운건 

계절을 따라 여름내 무성했던 잎들을 다 떨어버릴줄 아는 지혜인데  

인간은 늙을수록 더 안으로 안으로만 끌어안으려고 하니

해서 젊은이들이 노인네를 별로 존경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지만

노란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걷다

늙을수록 마음속에 제대로된 그림 한점 걸어둘

여백을 남겨두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혼자 사색에 잠겼는데...............................

가을은 정녕 겨울의 전령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