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은행나무가 몬 죄고

커피앤레인 2010. 11. 23. 12:12

 

40278

은행나무가 몬 죄고

 

 

 

 

언젠가 동맥경화에 은행잎이 좋다고 하자

사람들은 은행나무를 마치 신주 모시듯 그렇게

귀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간 또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은행나무를 베어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도심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한다고 했다.

내용인즉 은행나무 열매에서 나오는 독특한 냄새 때문인데

은행나무 열매는 으깨지 않는 이상 그리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설혹 냄새가 난다고 해도 그 냄새는 겨우 1주일 내지 2주간에

지나지 않았다.

한데도 사람들은 그 냄새가 싫다고 가로수를 제다 바꾸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 돈이 무려 50억원 가까이 된다고 했다.

(간사한 인간들 ................................)

 

 

노란 은행 잎이 좋다며

책갈피에 소복히 모을때는 언제고

또 그 열매를 딸려고 긴 장대로 나무를 마구 두드리며

은행열매 주을 때는 언젠데 

 

이제와서 그 특유의 구린내가 싫다고

저 지랄들이니............................

아마도 남자보단 뇨자가 더 지랄인지

가로수를 담당하고 있는 친구들도

꽤나 골이 아픈 모양이었다.

 

 

한데

강선생은 요즘 산에서 사나보다.

동화작가인 선생은 맑은 공기와

푸른 숲에 둘러 쌓여 있어서 그런지

에전보다 혈색이  훨 좋았다.

해서 올만에 맥주를 마신다며 기어이

한잔 받으라고 했다.

어딜 갔다오는 길에 잠시 들렸는데  ...................

술먹기엔 아직 시간이 좀 .....그렇습니다 했더니

시간이고 뭐고 마 앉으라 하더니 기어이 술을 한잔 따랐다.

 

 

한데 선생의 얘기가 넘 재밌었다.

선생은 주말마다 전쟁을 치른다고 하소연을 하였다.

/아니 산속에 사시면서 뭔 전쟁을 ? ............합니까 했더니

그게 다 뇨자들 때문이란다.

/뇨자요?

/응

/산에 몬 뇨자가 그리 많아요?

/말도마라.토,일요일이면 떼거리로 몰려온다.

한데 등산갔다 오면서 마땅히 오줌 눌때가 없으니까

내가 있는 곳에 와서 볼일을 보고 가는데

일주일 내내 쓸 물을 이틀이면 다 작살 내버린다 아이가.

/뇨자들이 몬 물을 그리 많이 씁니꺼 ?

/오줌누러 가서 지 오줌 누는 소리난다고 샤,,,,,,,,,,,,하고 한번 내리제

오줌 다 누고 또 오줌누었다고 또 샤.................하고 내리제

그러니 물이 남아남겠나?

/그러고보니 그렇네.

좌우지간 뇨잔 참 재밌는 동물이예요 

/와?

/은행나무 열매 냄새난다고 지랄지랄해서

그 와..... 무슨 선생님 문학관에 있는 수십년이 넘은 은행나무들을 

제다 잘라버렸잖아요

/그랬나?

/말도 마이소 .내가 지랄지랄 하며

신문사 담당자 한테 몬 이유에서 그렇게 하는지 취재 좀 해봐라 했더니

요것들이 책상머리에만 앉아서 여보세요....................? 하고 전화로 물었다는데

뭐 아쉽다고

저쪽에서 제대로 된 답변을 하겠습니꺼

신문기자는 발로 뛰어야 그게 신문기자지

/그랬구나.

 

/암튼 뇨자나 남자나 우찌 그리들 간사한지 

지 편한건 좋고 지한테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저거 모꼬하고 쌍심지를 켜대면서도 ........................

진짜 좋은게 몬지 지나나나 전혀 관심이 없으니..........

솔직히 말해 은행나무가 몬죕니꺼 

11월 한달 내내 그 을씨년스러운 알량한 도시풍광을 

그나마 노란색으로 풍요롭게  하죠

갓 떨어진 잎에서 나오는 그 냄새는 또 얼마나 싱그러운데여 .

참말로....................돈이 썩어자빠지는지.

도시마다 가로수를 바꿀까 말까하고 고민한다네요.

/그래?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국답지 않은 中國  (0) 2010.11.25
심심하면 또 지랄이네   (0) 2010.11.24
직선과 곡선사이   (0) 2010.11.22
그림을 걸 공간이 없네   (0) 2010.11.20
흘러 흘러 그렇게 가다보면   (0) 201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