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또 한권의 책을 만들며

커피앤레인 2011. 2. 24. 11:14

 

 

40336

또 한권의 책을 만들며

 

 

 

작품집을 만들면서 불이 붙었는지

부쩍 책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해서 가본을 하나 더 만들고 새롭게 선보일 책의 제목부터

정한 다음 수년전에 썼던 글들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10여페이지 정도 COPY를 했지만

이미 책 한권 분량은 충분히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달말 까지 책편집을 끝내기는 그리 무리가 없었다.

 

 

초저녁 중앙동은 꽤 한가했다.

월말이 조금씩 가까워오는지 오늘따라 거리가 휑했다.

요즘은 대부분 카드인생들이다 보니 월말이 가까워오면

씀씀이가 눈에 띄게 팍 줄었는데.............................

그건 상인들이 더 잘 알았다.

 

 

누군가 여기서 부산역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다.

한 십분 정도 ? 아마 그정도면 충분할꺼요.........................했더니

고맙다며 인사를 꾸벅했다.

한데 여잔 잠시후 다시 되돌아왔다.

배가 출출했나보다.

오뎅이 먹고 싶어 다시 돌아왔다며 포장마차 그 좁은 자릴 기어이 비집고 들어왔다.

여잔 이미 여수 /담양/순천을 거쳐 부산까지 왔다가 오늘 밤 11시 기차로 서울로

올라가는 모양이었다.

원래는 친구와 같이 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친구가 둘이서 같이 다니는건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다며 거절했단다.

역시 젊은이다운 발상이었다.

 

 

고청장은 이미 한잔 거나했나보다.

/형님 집은 다되었습니까 ?하고 뜬금없이 물었다.

/응 . 니가 준 설계도는 이미 스터디가 끝났고 견적서도 다 나왔는데

아무래도 설계를 변경하려면 집을 한번 가봐야 하는데  언제 시간 함 낼래?

/그래요? 그럼 곧 연락할게요

/그래. 알았다.

그나저나 영도로 넘어가자.

/영도요?

/응.

 

 

굳세어라 금순아는 ..........................조개구이집이었다.

언젠가 딱 한번 이 회장하고 술김에 온 탓인지 이 집이 저 집인지 저 집이 이 집인지 도무지 분간이 않되었다.

/아무래도 못찾겠네 

/ 그럼 돼지 껍대기 집에서 마 한잔 합시다.

/아이다. 조금 더 찾아보고....................결정하자.

아! 저기있다.

 

 

여잔 남편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다 황급히 상을 치웠다.

/아이고 멋쟁이 사장님 오셨네..........하며

남편과 함께 인사를 꾸벅했다.

/잘 있었죠?

/네

/그나저나 인사나 하소

여긴 영도 토박이고 여긴 전라도 댁이요

남잔 새벽에 자갈치 시장에 가야 한다며 곧 자리를 떴다.

하지만 여잔 여전히 멋있다. 잘생겼다 해사면서 고주알 매주알했다

/아우야 어떻노?

/예쁘네요 .

/사람 괜찮제.

/형님은 발도 넓네요

/좌우지간 많이 밀어줘라

 

 

새벽 2시.

아우는 낼 급한 일이 있다며 줄행랑을 쳤고 

난 10분 쯤 더 앉았다가 갑니다 하고

자리를 일어섰더니 여자가 문밖까지 따라나오더니 정중히 인사를 했다.

/담에 또 올게요.

/그러세요.자주오세요.

여잔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가보다.

아픈 손가락을 무릅쓰고 한참동안 문밖에 서있었다.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비일까 봄비일까  (0) 2011.02.28
정신이 없네  (0) 2011.02.26
철은 철을 안다네  (0) 2011.02.23
휴식을 끝내고   (0) 2011.02.22
물한리에 가다  (0) 2011.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