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처와 애첩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한차례 비가 뿌렸고
그리고 조용했다.
정총장은 모레 설로 이사를 떠난다고 하였다.
/보고싶어서 우야노
/형도 와,,,,,,,,,,,,,,,
/그래
/자리잡으면 초대할테니 그때 꼭와야해
/알았어
/안오면 웬쑤처럼 생각할꺼야 ,,,,,,,,,,,,,,,,,,하고
그는 나의 손을 덥석잡았다.
그의 손은 언제나 만져도 두껍고 따뜻하였다.
/어쨌던 잘 되었다.
정총장은 설 근교 어느 대학에 새로운 보직을 맡았나보다.
집안이 워낙 튼실하다보니 정치하고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았는데
하동에서는 꽤나 명망이 높았다.
하지만 그의 형도 그도 정치는 하지 않았다.
권시인은 카툰과 시의 만남을 막 끝내고
마음이 그랬던지 비를 맞은 채 안으로 들어왔다.
/큰형님, 낮에 쓴 그 모자 어떻게 했어요?
/와?
/잘 어울리던데요
/그래?
니 맘에 들더나?
/멋있던데요
/니 줄까?
/진짜요?
/잠시 기다려라 .내 삼실에 갔다올께
모자를 건네준 다음 함 써 봐라 했더니
명색이 시인이며 가수며 사진작가라하면서도
멋이 무엇인지? 그건 맹했다.
해서
/아이고 ,문둥아
모자를 모 그렇게 쓰노?
내가 씌워줄게
/이렇게 쓰는 것 아닙니꺼
/주봐라.
어떻노 ......................................멋있제?
/역시! 형님처럼 쓰니 진짜 멋있네요
한데 큰 형님, 시간 잠시만 좀 내주이소
/뭐 할려고
/내가 술한잔 대접할게요
/술?
니 돈도 없다면서 행님 욕보이는건 아니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술값은 있습니더
/그래?
/오데 좀 조용한데 가입시더
이쁜 여자가 있으면 더 좋고요
/마 내 단골 집에 가자
/큰형님 단골 집에요 ?
그럼 순천집 말고 또 있습니꺼
/원래 돈하고 단골집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안하더나
길건너 쌀국수집에 들렸더니 마칠 시간이 다 되었나보다.
/벌써 마칠려는가베
/아닙니더 .아직 조금 시간이 있습니더
/그래 ? 권시인 인사해라
이쪽은 내 본처고 이쪽은 내 애첩이다
/아이고 큰 형님 .
역시 큰 형님은 대단하십니다.
근데 진짜 사모님이십니꺼?
/문둥아 .
본처는 본래는 처녀였다는 말이고
애첩은 사랑하는 수첩같은 그런 여자라는 말이다.
/아! 미쳐 몰랐네..............................난
/니가 아는게 모 있나?
/그나저나 형수님 반갑습니더......................잘 좀 봐주이소이.
/형수님 해사면서 애는 먹이지마라이
/아이고 큰 형님도...................
이리 이쁜데 내가 우찌 애 먹이겠습니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