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본처와 애첩

커피앤레인 2011. 5. 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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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처와 애첩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한차례 비가 뿌렸고

그리고 조용했다.

정총장은 모레 설로 이사를 떠난다고 하였다.

/보고싶어서 우야노

/형도 와,,,,,,,,,,,,,,,

/그래

/자리잡으면 초대할테니 그때 꼭와야해

/알았어

/안오면 웬쑤처럼 생각할꺼야 ,,,,,,,,,,,,,,,,,,하고

그는 나의 손을 덥석잡았다.

그의 손은 언제나 만져도 두껍고 따뜻하였다.

/어쨌던 잘 되었다.

 

 

정총장은 설 근교 어느 대학에 새로운 보직을 맡았나보다.

집안이 워낙 튼실하다보니 정치하고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았는데

하동에서는 꽤나 명망이 높았다.

하지만 그의 형도 그도 정치는 하지 않았다.

 

 

권시인은 카툰과 시의 만남을 막 끝내고

마음이 그랬던지 비를 맞은 채 안으로 들어왔다.

/큰형님, 낮에 쓴 그 모자 어떻게 했어요?

/와?

/잘 어울리던데요

/그래?

니 맘에 들더나?

/멋있던데요

/니 줄까?

/진짜요?

/잠시 기다려라 .내 삼실에 갔다올께

모자를 건네준 다음 함 써 봐라 했더니

명색이 시인이며 가수며 사진작가라하면서도

멋이 무엇인지? 그건 맹했다. 

해서

/아이고 ,문둥아

모자를 모 그렇게 쓰노?

내가 씌워줄게

/이렇게 쓰는 것 아닙니꺼

/주봐라.

어떻노 ......................................멋있제?

/역시! 형님처럼 쓰니 진짜 멋있네요

한데 큰 형님,  시간 잠시만 좀 내주이소

/뭐 할려고

/내가 술한잔 대접할게요

/술?

니 돈도 없다면서 행님 욕보이는건 아니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술값은 있습니더

/그래?

/오데 좀 조용한데 가입시더

이쁜 여자가 있으면 더 좋고요

/마 내 단골 집에 가자

/큰형님 단골 집에요 ?

그럼 순천집 말고 또 있습니꺼

/원래 돈하고 단골집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안하더나

 

 

길건너 쌀국수집에 들렸더니 마칠 시간이 다 되었나보다.

/벌써 마칠려는가베

/아닙니더 .아직 조금 시간이 있습니더

/그래 ? 권시인 인사해라

이쪽은 내 본처고 이쪽은 내 애첩이다

/아이고 큰 형님 .

역시 큰 형님은 대단하십니다.

근데 진짜 사모님이십니꺼?

/문둥아 .

본처는 본래는 처녀였다는 말이고

애첩은 사랑하는 수첩같은 그런 여자라는 말이다.

/아! 미쳐 몰랐네..............................난

/니가 아는게 모 있나?

/그나저나 형수님 반갑습니더......................잘 좀 봐주이소이.

/형수님 해사면서 애는 먹이지마라이

/아이고 큰 형님도...................

이리 이쁜데 내가 우찌 애 먹이겠습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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