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사설을 읽고
역사란 말을 최초로 쓴 사람은 헤로도투스였다.
헤로도투스는 BC484년 에게해 근처 소아시아의 연안도시
할리카리나 소스, 지금의 터키 보드룸에서 태어난 역사가로서
상당한 이야기꾼이었다.
그가 사용한 역사/History란 말은
진실을 묻고 찾아 추적하는 "탐구" 라는 그런 의미이었지만
요즘은 그 말이 상당히 진화하여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때론 정치꾼들의 전매특허가 되거나
아니면 글쟁이들의 화풀이용 돌팔매 도구로 전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한데
오늘은 국제신문(부산에는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두 종류가 있었다)에서
무슨 이유인지 9면에 부산시 이승만 기념관철회 라는 기사와 함께
27면 사설에서도
이승만기념관 개명 철회에 이어 동상도 철거하라는
시위성 글을 실었는데
무지렁이 같은 이넘이 보기에는
9면의 기사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지만
27면의 사설은
마치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는
그런류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글 같아 기분이 몹씨 씁스레 했다.
하긴
얼마전 수유리에서였던가?
이승만 전대통령 양자가 사과차 4.19 묘소에 찾아갔다가
여기가 어디라고 ................하고 쫓겨난 기억이 생생했는데
원래 최고의 복수는 용서라는 말이 있지만
아직 우리사회엔 그런 정신은
여전히 사치스럽고 고급스러운 단어에 불과한가 보다.
물론 역사인식이나 시각에 따라서는
다소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역사의 공과는 엄밀하고 냉정하고 개관적이어야 하지만
역사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도
마치 동상만 철거하면 모든 것이 다 되는양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적어도 양식있는 사람이라면
그건 지성도 양심도 아니었다.
특히
9면에 인용한 진중권의 말은
좌파에 매몰된 사람들에겐 매우 그럴싸한 말 같겠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백성들에겐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진중권씨는
자신의 트위트에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추앙하며
기념사업을 벌이는 정신나간 우익들은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위험한 체제전복세력입니다.했는데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대한민국 헌법은 어떤 헌법을 말하는 것인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은
우남 이승만은 이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하려고 노력하였고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에 맞서 과감히 싸웠고
나라의 근간을 세우려고 노심초사한 것만은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주위엔 여당이었든지 야당이었든지
해공 신익희 선생이 있었고 장면 박사가 있었고
유석 조병옥선생같은 훌륭한 분이 있었던게 아니던가?
그렇다고 그의 잘못이나 허물이 감춰지는 것은 아니었다.
조봉암 사건이나 3.15 부정선거는 결국 그를 권좌에서 몰아내었고
4.19라는 피의 혁명을 불렀지만
때문에 우리는 그를 여전히 건국의 아버지이면서 독재자라는 슬픈 오명을
역사의 한페이지 속에 묻어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누군가 나에게 사설을 쓰라고 했다면
동상을 철거하라가 아니라
과연 그 자리가 동상이 있어야 할 자리인가? 하고
되물었을텐데
아쉬운 것은 동상의 위치를 차라리 임시 수도 기념관
입구 한켠에 두던가
아니면 동상보다는 오히려 흉상을 만들었다면
일반 서민들하고도 잘 어울리고
미학적으로도 훌륭했을텐데..................
역시 예술은 예술가의 머리 속에서 나와야지
공무원 머리 속에서 나오면 모든게 그게 그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