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섬진강

커피앤레인 2015. 11. 7. 14:28


섬진강




시인들이 떼거리로 몰려왔다.

고청장도 왔고 정학장은 초저녁부터 곤드레만드레가 되었다.

올만에 강나루가 가득했다.

고청장은 대학에 출강하고부터 노래실력이 꽤 늘었다.

하긴 제자들 앞에서 쪽이 안팔리려면 노래 한 두곡은 제대로 해야겠지.

-제가 조영남의 모란동백을 부를 테니까 

그나음은 행님이 섬진강 한 곡 불러주이소..........

_아직 감기가 완전히 안나았는데............

-그래도 마 한 곡 부르이소

일행이 있나보다.

굳이 여기가 예술가들이 모이는 집이란걸 보여주고 싶은걸까?

하긴 피래미선생, 어리벙선생으로 유명한 카툰작가이신 안화백과 여류화가  오화백도 자리를 깔고 앉았으니 

몇해전에 돌아가신 율관선생만 계시면 금상첨화인데..........................

가는 세월을 어쩌랴.

섬진강은 정공채 아동문학가가 시를 쓰고 

강창식 선생이 작곡한 곡으로 노랫말도 정겹고 

곡도 참 아름다웠다.

예전엔 이수인선생의 고향의노래나 황덕식 선생의 애모도 종종 불렀는데 

언제부터인가 섬진강을 자꾸 부르라해서 

의례껏 이 놈이 나타나면 섬진강은 내차지였다.

하긴 섬진강처럼 아름다운 강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끼고 돌아가는 이 강을 따라 광양매실마을과 하동 쌍계사와 구례 산수유마을을 거쳐 

박경리 소설 토지에 나오는 최첨판댁에 이르면 ...........................

뭔 여행을 더하랴.

첨판은 요즘말로 하면 장관 밑의 차관급을 말했다.

하니 그 벼슬이 얼마나 높았을까?

하지만 난 그 아름다운 한옥보다 주모가 있는 초가집이 더 정겨웠다.

이백이 술 취하지 않은 자가 우찌 술 취한 자의 그 취흥을 알리오 했다는데..............

요즘 내 일상은 10여년전에 쓴 소설 고치는 재미에 홀딱 빠졌다.

그러다 저녁이 되면 문화예술인의 거리답게 누가 와도 쳐들어와서 

지 술 한잔 받으이소.................하고 잔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