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하늘지우개

커피앤레인 2016. 9. 6. 11:58

 

하늘지우개

 

 

 

 

 

빗속을 달리는 기분은 참 좋았다.

올만에 떠나는 여행이라 그런지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여유만큼은 넉넉했다.

가을도 이젠 왠만큼 자리를 잡았나보다.

올여름처럼 텃세가 심한 것도 그리 많지않았다.

하지만 조폭처럼 대문 앞에 떠억 버티고 앉아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하고 땡깡을 놓던 폭염도 세월 앞엔 별수없었다.

별 수 없는건 그것만 아니었다. 

정옥이도 하늘나라로 갔고 덩달아 정교수도 정옥아 정옥아......하고

뒤늦게 후회하더니 지도 더 이상 살 맛이 없었는지 6개월 동안

술로 술로 지새우더니 그마저 유세차해버렸다.

못난놈 ...............

그러니 있을 때 잘하지.그 놈의 돈이 뭔지?

지 죽고나니 지가 이뻐하든 년은 돈 한 푼 없이 개고생하다 죽어버렸고

10억이 넘는 유산은 생전에 나쁜 년!더러운 년! 하며 거들떠도 안보더니만

그 년이 다 가져가버렸단다.

하기사 왠쑤라도 조강지처이니 우짜겠오.그거라도 챙겨야지.

 

요새는 뭔 놈의 이혼이 그리도 많은지..........

언 놈은 딴 년하고 눈이 맞아 도망 가버렸다고 남의 얘기하듯이  언 년은 지혼자 씨부렁거렸고

또 다른 년은 지 남편 꼬라지 보기 싫다고 이 참에 확 갈라서자하고

깨끗이 헤어졌다나 우쨌다나.......

하기사 아무리 죽고 못사는 사이라도 한 인간하고 너무 오래 살다보면 때로는 지겹기도 하겠지.

가죽구두도 신다보면 헤어지고 닳아 터지는데 .......인간이라고 뭐 별 수 있겠나.

사랑인지 지랄인지 그 놈의 콩깍지가 떨어지면

살 닿는 것도 싫다하더라.

해서.언 놈이 이 인간이 제일 행복하다했나?

보채는 아이도 없고 영감! 언제 죽을끼고?하고 유산만

눈 빠지라 기다리는 야시같은 마누라도 없으니

조금은 부럽기도 하겠지.

 

그나저나 땡중은 15번째 시집을 낸다하더니 하마터면 유세차할뻔 했나보다.

길을 가다 갑자기 쓰러졌단다.

병원에 실려갔더니 고혈압에 당뇨가 있다나.........................어쨌다나.

그나마 119의 도움으로 병원신세는 안져도된다니 천만다행이다만

우리시대 기인 중에 기인인데 저 놈마저 죽으면 난 또 뭔 재미로 산담.

15번째 시집 제목이 하늘지우개라 했는데

설마 하나님 심기를 건드린건 아니겠제.

 

옆집 늙은이는 오늘도 박대통령이 우짜고 저짜고 해사면서 또 씨부렁 씨부렁거렸다.

노빠요?

노빠? 와! 종북좌파는 아니고?

쪼매 그런 냄새도 나네.뭐.

그래도 영감은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때문에 우린 하루에도 열 두 번도 더 씨잘데 없는 얘기를 하며 싸우다 웃다. 싸우다 웃다

그러다 저녁이 되면 또 제집으로 갔다.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마음 알지예  (0) 2016.09.15
Coffee & Rain  (0) 2016.09.12
바보와 바보들  (0) 2016.08.25
미운 마누라 얼굴 보듯이  (0) 2016.08.18
선배님이 부럽네예  (0) 201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