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Coffee & Rain

커피앤레인 2016. 9. 12. 08:51

 

Coffee & Rain

 

 

 

 

비오는 날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무심코 바라보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은 참 행복했다.

조선비치호텔은 언제와도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했다.

큰 창너머로 바다가 보였고 철 지난 백사장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올만에 귀부인을 모시고 온 탓에 아이리쉬커피를 주문했다.

원래 아이리쉬커피는 북구라파 어부들이 추운 겨울을 이기기 위하여

새벽녘에 즐겨마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해서 이 놈도 종종 아이리쉬커피를 커피를 마셨는데

아이리쉬커피는 조선비치호텔에 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값이 만만찮았다.

두 사람이 마셨는데 찻값이 자그만치 38,000원이었다.

거의 쌀 20kg 값이었지만 같이 동행한 여인 때문만은 아닐테고

아무튼 아깝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않았다.

 

해오름갤러리는 생각보다 전망이 더 아름다웠다.

강동석 목판화 개인전이 열린다하여 낮부터 호들갑을 떨고 목욕도 하고 구두도 반짝반짝 딱았다.

그도 그럴것이 강동석 판화가는 내가 다녔던 토성초등학교 10여년 이상 후배였다.

아마도 현존하는 국내 판화가 중에는 최고의 판화가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국내용이라기보다는 국제적인 인물이 더 어울릴법도한데도

여전히 해운대 한구석에 앉아 아침부터 궁상을 떨며 생탁을 홀짝홀짝 마셨다.

원래 판화는 유화보다 값이 좀 떨어졌다.

한데도 판화 한 점 값이 무려 2천만원을 홋가한다니 ...................(권태원 시인의 말쌈)

역시 내 아우였다.

13번째 개인전을 한다는데 그를 위해 내가 할 일은 별로 없었다.

해서 세계휘바람대회에서 그랑쁘리(대상)를 받은 황보서 아우에게

자리를 좀 빛내주라.................했더니

다른 모임을 제쳐두고 흔쾌히 찾아와 사랑의 기쁨과 아리랑을 열창했다.

저마다 내가 내다.하는 50여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이 휘파람연주를 처음 들어보았는지 큰 박수를 쳤다.

 

비는 아마도 새벽부터 내렸나보다.

비가 오는 날은 나는 꽃밭에 물을 주지않았다.

오늘은 하나님이 물을 주시는 날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목욕탕을 다녀왔다.

하긴 어젠 일요일이라 모처럼 등산을 한김에 구덕산 꽃마을에 들려 사진작가인 신규와 함께

꽃마을아짐씨랑 어울려 명태전에 생탁으로 갈증을 달랬는데

누군가 뜬금없이 커피앤레인이라는 내 닉네임을 갖고 시비를 걸었다.

말인즉, 커피의 애인이 레인이냐고 물었다.

해서,그게 아니고 커피와 비가 너무 궁합이 잘 맞지않느냐?

때문에 때때로 이 답답한 세상에서 비를 맞으며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여유로움도

우리가 사는 즐거움이 아닌가?하여 붙였다 했더니

난 또 커피 애인이 레인인줄 알았다나?우쨌다나?

역시 여자들은 니여자이든지 내여자이든지 엉뚱한데가 있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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