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현장 스케치

커피앤레인 2016. 10. 4. 09:09

 

 

현장스케치

 

 

 

 

현장에 오면 바깥 세상은 마치 담을 쌓은듯했다.

여명이 밝기가 무섭게 목욕탕에 가서 세수겸 샤워를 한 뒤 잠시 열탕 냉탕을 세번씩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면 나의 목욕은 끝이났다.

고작 걸리는 시간도 30분 내외였다.

목욕은 자고로 내게 유일한 휴식이었고 힐링이었다.

 

한소장은 근육류마티스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근육류마티스는 난생 처음 듣는 얘기였다.

아마도 근육이 서서히 굳어지는 현상인가본데 신경성인가 보다.

해서 목욕을 적극 권했더니 정말?하고 꽤 신기해했다.

이놈은 새벽 2ㅡ3시 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나  새벽 5시나 6시경이면 반드시 일어났다. 

현장이란 남의 사정을 이해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

더구나  현장에서 하루 종일 서있는 일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는 일은 목욕이었다.

현장은 늘 전쟁터와 같았다.

나가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수많은 재료가 끊임없이 들락날락했다.

물론 이것 저것 신경 쓸 일도 많았지만 일꾼들은 일꾼들대로 나는 나대로 디자인대로 시공이 잘 진행되고있는지?

여간 신경이 날카롭지않았다.

하지만 재미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피로를 덜어주려고 때로는 일꾼들과

농담 따먹기도 하고 때로는 생과일 쥬스라도 한 잔 돌리며

숨을 돌리기도 했다.

 

그렇다하더라도 현장은 언제나 북새통처럼 분주했다.

특히

이번 공사는 법원 앞이라그런지 여로모로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어려움없이 현재까지는 잘 굴러갔다.

사람들은 연휴라 놀았지만 이 지역은 사무실이 많다보니 노가다는 연휴가 오히려 더 반가왔다.

주변이 조용하면 아무래도 신경이 덜 쓰이기 때문이었다.

때로는 노는 것 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작업이라는 흔적 때문이었다.

해서, 이놈은 오늘도 노가다 현장에서 여전히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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