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작품을 남기고
디자인이라는 직업은 엄청 행복한 직업이었다.
때로는 공사비와 인부들로 인하여 고민 아닌 고민도 하곤하지만
대체로 작업에 몰두하는 그 시간만큼은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않은 행복이 있었고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있었고 카리스마가 있었다.
간혹이지만 텅빈 공간을 때로는 베르샤유 궁전으로 탈바꿈하게도 하고
때로는 전혀 생소한 디자인으로 사람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번엔 나자신만의 취향을 고집해 Black 중심으로 모든 컨셉을 짜다보니
보조색 역시 아주 절제된 Color를 유지했다.
사실 Black은 세계적인 트랜드이기도 했다.
Black은 보기와 달리 굉장히 까다로운 색갈이었다.
Black과 궁합이 잘 맞는 놈은 아무래도 Red나 White 또는 Silve와Gold가 제격이었다.
공사도 이젠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나보다.
25일 정도 예상했는데 관리회사와의 트러블로 잠시 디레이되었지만
전체적인 공기는 큰 차질이 없었다.
공사금액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요즘 인테리어 공사비가 평당 130만원에서 150만원을 홋가하는데
실제적으로 들어간 것은 110만원 정도였다.
이윤은 각자의 몫이라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이놈의 경우는 내가 디자인한 공사는 감리비로 공사비의 10%를 받았다.
이 정도의 금액은 아주 저렴한 가격이었다.
잡부의 일당에 비하면.......................
요즘 잡부의 하루 일당이 13만원이었다.
그에 비하면 잡부의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것은 돈이 아니라 내작품에 몰두할 수 있다는 그 행복감이었다.
이제 2.3일이면 모든게 다 드러날게다.
인테리어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조명이었다.
조명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방마다 불이 들어오면 공간은 비로소 5월의 신부처럼
화사한 그녀의 얼굴을 드러냈다.
때로는 감추인 유방처럼 때로는 허연 속살을
때로는 환하게 웃는 미소처럼 자신의 진면목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을보였다.
조금은 아쉽지만 이제 이곳도 곧 떠나야하나보다.
경숙이도 미순이도 이 곳에서 만난 여인네들이었다.
경숙이는 철물점 아줌마였고 미순이는 매지아줌마였다.
드디어 부산국제영화제도 막바지에 이르렀나보다.
-어디고?
영화감독겸 시나리오 평론가인 김감독님이 전화를 때렸다.
-현장입니다.
-언제 오는데?
-일꾼들이 가야하니까 6시쯤 되어야 중앙동으로 갈 것 같습니다.
-알았다.술 한잔하자.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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