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봄비 오는 밤

커피앤레인 2017. 3. 20. 22:26

 

 

 

 

봄비 오는 밤

 

 

 

 

 

여인을 기다리듯 봄비를 기다린다

봄비는 알지 못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소망이 있다.

만나고 싶고 보고 싶고 그래서 더 그리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

인생사 내 맘대로 할 수도 없는건데.

 

초저녁부터 술을 마신다.

시인이 왔다.

시인은 16번째 시집을 낸다고 했다.

어쭙잖게 한 말이 씨가 되었나보다.

자기 시를 한번 검토해달란다.

박절하게 거절을 할 수 없어

일요일인데도 아침 점심을 거르고 시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간간히 수정을 해주었다.

남의 작품을 손댄다는건 참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생각해보니 시나 건축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뼈대는 누구나 세울 수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시나 건축이나 참 어려운 작업이었다.

 

어젠 온천장에서 조방낙지를 먹었고.

오늘은 용문에 들렸다 강나루에서 이런저런 사람 만나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봄비를 맞으니 너무 반갑다.

내 품에 안을 수 없는 여인을 만난듯 우산을 편다.

사는게 별거겠느냐만 사람은 늘 아쉬움을 숨긴 체 살다가는 그런 존재인가보다.

봄비 오는 밤 . 오늘밤은 왠지 당신이 보고싶다.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나는 비오는 밤에 혼자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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