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는 밤
여인을 기다리듯 봄비를 기다린다
봄비는 알지 못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소망이 있다.
만나고 싶고 보고 싶고 그래서 더 그리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
인생사 내 맘대로 할 수도 없는건데.
초저녁부터 술을 마신다.
시인이 왔다.
시인은 16번째 시집을 낸다고 했다.
어쭙잖게 한 말이 씨가 되었나보다.
자기 시를 한번 검토해달란다.
박절하게 거절을 할 수 없어
일요일인데도 아침 점심을 거르고 시를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간간히 수정을 해주었다.
남의 작품을 손댄다는건 참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생각해보니 시나 건축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뼈대는 누구나 세울 수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시나 건축이나 참 어려운 작업이었다.
어젠 온천장에서 조방낙지를 먹었고.
오늘은 용문에 들렸다 강나루에서 이런저런 사람 만나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봄비를 맞으니 너무 반갑다.
내 품에 안을 수 없는 여인을 만난듯 우산을 편다.
사는게 별거겠느냐만 사람은 늘 아쉬움을 숨긴 체 살다가는 그런 존재인가보다.
봄비 오는 밤 . 오늘밤은 왠지 당신이 보고싶다.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나는 비오는 밤에 혼자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