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여름이 좋다

커피앤레인 2017. 7. 23. 14:46

 

 

여름이 좋다

 

 

 

성공이란 쉬운듯하지만 쉽지 않았다.

운도 따라야했고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했다.

누구나 정상을 밟아보고 싶겠지만 정상이란 그리 호락호락한게 아니었다.

하지만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것도 사람다운 꼴은 아니었다.

 

꽃을 길러보면 인내가 얼마나 필요한지 배우게된다.

때로는 잎사귀 하나 나오는 것도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얼마전 누군가 능소화라고 일러주었다.

잎은 제다 시들고 살아있는건 조그마한 뿌리 하나 뿐이었는데

뿌리라도 살아있으니 옮겨 심어놓으면 잎이 나오려나?하고

기대반 의심반 하면서 울 집에 가져왔는데 식물은 결코 사람을 속이지않았다.

 

부지런히 물을 주었더니 며칠전부터 뿌리근처 가지에서 뭔가 올라오는게  보였다.

능소화 어린 잎이었다.

아! 그래도 네가 살아있었구나.

얼마나 고마운지..................

 

하긴 사람이나 식물이나 정성을 모르면 그건 짐승이나 하는 짓이었다.

 

요즘은 다들 너무 덥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데 자세히보면 대체로 뚱뚱한 사람들이 더위를 더  못이겼다.

하지만 초복.중복도 지났어도 아침 저녁 샤워만 해도 그리 더운건 또 아니었다.

모든게 지 하기 나름이었고 생각하기 나름이었다.

하긴 이열치열이라고

이 기회에 공부나 하자하고  이 책 저 책 뒤지다보면

저혼자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도 때로는 꽤나 선선했다.

 

새로 이사온 집은 2층이라 그런지 여러모로 참 편리했다.

발가벗고 팬티 바람으로 

선팅을 해도 누구 하나 걸릴게 없었다.

아랫집 주인 아주머니는 오늘따라 일찌감치 어디를 갔나보다.

액자집에 들려 얼마전에 맡겨둔 그림을 찾아왔는데

한달여 만에 완성한 유화이었지만

나름대로 애정이 가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도 곧 새로운 주인을 찾아 떠날게 뻔했다.

이미 머리속에 그려둔 사람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줄 것인지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었다.

대체로 돈을 받고 주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나름대로 명분이나 이유가 있어야

주는 기쁨도 그만큼 배가되었다.

 

며칠전엔 누군가 선풍기를 선물했다.

외관을 봤을 땐 메탈인데다 엔틱이라그런지 제법 고급스러워 보였다.

원산지는 Made in China라고 쓰여있었지만

내용인즉 한국업체가 중국현지에서 만든 제품이었다.

택배로 보내왔는데 조립하는데도 꽤 시간이 소요되었다.

여자나 노인네들은 뭔 선풍기 조립이 이리도 어렵노?하고 욕이라도 할 것 같았다.

명색이 설계와 디자인에 잔뼈가 굵은 이 놈도 땀깨나 흘렸으니 

일반인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물론 설계 미스도 한 두 군데 발견되었다.

나 같으면 이렇게 설계를 안했을텐데...................하며 욕을 했지만

남의 것을 조립하는 것도 꽤 큰 공부가되었다.

 

여름이 다 지나가려면 적어도 한 달은 더 있어야할게다.

 

하지만 여름은 땀을 흘려야 제 맛이었다.

수박맛이 좋은 것도 계곡에서 물장구치며 삼계탕을 끓여 먹는 재미도 

여름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추억이었다.

해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난 겨울은 겨울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좋아했다.

인생이란 모든게 생각하기 나름이었고 적응하기 나름이었다.

 

처음부터 나쁜 년 .나쁜 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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