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2

아름다운 집 짓기 19/ 계절과 조급함

커피앤레인 2005. 12. 29. 17:46

 

 

 

 

찬바람이 생생 분다.

어디가서 따스한 커피라도 한잔 하고 싶은 날

마음은 벌써 비발디의 봄이 그립다.

이렇게 어딘가 훌훌 떠나고 싶은 날은 미리 일기예보를 듣고 스노우체인을 챙겨야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새 차를 사고 승차감이 너무 좋다고 멋모르고 달리다가 하마트면 논두렁에 쳐박힐뻔 한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사람은 너무 좋아도 탈 너무 나빠도 탈인가보다. 

하긴 새옹지마란 말이 그냥 나왔을까?

한 해가 지나면 올해는 났겠지 올해는 났겠지 하고 살아가지만

환경은 좀처럼 변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집을 지어보면 집주인의 성격이 잘 나타난다.

조급한 사람/ 느긋한 사람 /욕심만 가득한 사람 /잘 삐치는 사람/ 의외로 성격이 좋은사람등등 사람의 성격도 천태만상이다.

이제 겨우 건축허가를 내어 터파기를 하는데 우리 집이 언제 완성되느냐고 조갑증을 내는 사람이있는가 하면 온동네 대문을 다 찍어와서 우리 집 대문도 이렇게 해달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는 사람도 있다.

 

공사현장은 언제나 말씨가 거친 사나이들이 득석거리게 마련인데 그도 그럴 것이 일이 고달프고 험하다보니 자연히 부드러운 말이 통할리가 없다.

모든게 빨리빨리 해치워야 다들 직성이 풀리는지 집도 사람도 거칠긴 마찬가지이다.

 

좋은 작품일수록 손이 더 많이가고 더 정밀한 걸 요구하는건 비단 건축에만 국한된 건 아닐텐데도 유독 집만 지으면 후다닥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주인을 만나면 왠지 쓴웃음이 나와 견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