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2

아름다운 집짓기 28/ 때론 나도 울고싶다

커피앤레인 2006. 1. 15. 01:59

 

 

내게 가장 영향을 준 책은 프리드리히 니이체가 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와

윌 뒤란트가 쓴 "철학이야기 "그리고 프란시스 쉐퍼 박사가 쓴" 현대사상과 기독교 "와 솔제니친의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였다.

 

니이체의 글은 거의 다 섭렵하다시피 번역되는 대로 모두 읽었지만 그렇다고 니이체에 완전히 미쳐있지는 않았다.

니이체는 쇼펜하우워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책을 읽고 그의 삶이 변하였다고 윌 뒤란트는 그의 철학이야기에서 이야기했는데 쇼펜하우워는 알다시피 여자는 필요악에도 못쓴다고 한 염세주의 철학자다.

요즘 같으면 성차별로 법원에 불려갔을 인물인데 그나마 그 당시에 태어난 게 천만다행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쇼펜하우워의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란 책을 사서 읽었는데 내가 좀 우둔해서 그런지 뭐 그리 대단한 건 같지는 않았다.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윌뒤란트는 내게 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얼마전 그의 유작인 영웅의 역사라는 책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되었는데 내가 그를 좋아한 것은

언감생심 나도 그 정도  글은 쓸 수 있겠다는  어떤 자신감(?)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무식하면 용감한가보다 ..................

 

실제로 나는 제작년에 그런 자극을 받아 갈대아 우르에서 그발 강 까지라는 책을 한권썼는데

물론 출판사 문턱에만 가 있을뿐 아직 세상에는 얼굴도 내밀지 못한 체 있다.

 그러나  그것이라도 쓴 건 순전히 윌 뒤란트의 덕분이었다.

 

또 한사람 내 생에에 의미를 제공한 사람은 프란시스 쉐퍼박사였다.

 

그는 스위스 오지에 라아브리(L' abli/피난처) 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지성인을 위한 선교를 한 사람인데 그가 쓴 이성으로부터 도피는 내게 큰 감명을 주었다.

당시는 아직 젊은 나이라 그랬는지

니이체가 쓴 책을 섭렵하듯이 그가 쓴 책이라면 나오기가 무섭게 사서 읽었다.

그가 쓴 책중에서도 가장 감명을 준 책은 현대사상과 기독교라는 책인데 다섯번이나 읽었을 정도 였다.

그 책은 현대사상과 기독교의 차이점을 보다 분명하게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길잡이 노릇을 하였다.

 

러시아의 작가 솔제니친의 경우는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그를 알게되었다.

솔직히 말해 당시만해도  나는 솔제니친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어느날 야시장을 어슬렁거리다가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책을 보고 호기심에 헐값으로 한권을 쌌는데 첫 페이지를 읽다 필체나 내용이 생각보다 더 진지한 것같아 밤을 꼬박 새우며 읽은 기억이 난다.

 

쌰르뜨르가 쓴 구토나 루이제 린제의 생의 한가운데 또는 까뮈의 페스트 같은 것도 인상깊은 책이었지만 누군가 만에 하나 단 한권의 책을 선택하라면 나는 지금도 서슴없이 솔제니친이 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택하고 싶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나 윌리암 포크너의 펄 이나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도  좋은 작품이지만 솔제니친에 대한 나의 애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살다보면  때로는 그런것들도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걸 느낄 때도 있다.

 그럴땐  황량한 벌판을 날아가는 까마귀 떼처럼 때로는 나도 그들처럼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며 꺼억,,꺼억..하고 울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노가다와 피부를 맞대고 산지도 어언 20여년이 넘은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아름답다라던지 행복하다는 형용사나 명사 하나 조차 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체 살고있는 것을 보면 너무나 바보스럽다는 것을  느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