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재미있는 것은
생각과 관점에 따라 풍요하기도 하고 가난할 수도 있다는 묘수 때문이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착잡할 때 나는 자갈치 시장을 간다.
시장길을 걸으면
왠지 비릿한 생선 냄새 보다 팔딱팔딱 살아서 움직이는 광어나 도다리가 더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자갈치 난장에는 은빛 비늘을 자랑하는 갈치도 있고 쭈구미도 한 소쿠리 담겨 있지만
그것보다 더 사람을 끄는 것은 자갈치 아지매의 살아있는 그 눈빛이 더 사람의 마음을 끌어 당긴다.
간혹 나는 이곳에서 생선을 산다.
아침에는 싱싱해서 좋고 저녁에는 떨이라 푸짐한게 좋다.
중요한건 서로가 서로의 사정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물건을 사주니 반갑고 나는 먹거리도 챙길겸 마음을 달래서 좋다.
재래시장엔 어디에도 화려한 구석이 한군데도 없지만
그래도 사람사는 생기가 있어 호텔 커피숍 보다 때론 더 느긋하게 인생을 만끽할 수있어 좋다.
어쩌다 장애인이라도 발견 하는 날은 나는 자주 자신을 돌아본다.
발이 접어진 사람, 얼굴이 망가진 사람, 때론 엎드려 온몸을 질질 끌고가는 사람을 보면
나는 하나님을 향하여 불평할 말을 잊어버린다.
인생이 고달프거나 하는 일들이 풀리지 않거나 믿었던 사람들로 부터 배신을 당하였을 때 마다 그만 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새삼 저들도 사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라는 인간이 얼마나 사치한 존재인가를 다시한번 돌이켜본다.
말이 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나 같이 사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근데도 나는 늘 배고픈 사람처럼 잠 못이루는 날이 허다하다.
따지고 보면 주어진 행복을 깨닫지 못하거나 현재의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일게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글을 쓸수 있는 재주가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탤런트가 주어졌고 사진과 노래를 할 줄 알고 거기다 디자인을 하거나 집을 지을 수있는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데도 나는 늘 가난한 사람처럼 그렇게 자신을 업수이 여기거나 하찮게 생각하는 열등감(?) 아닌 열등감을 떨쳐 버리지 못할 때가 많다.
어찌보면 사치스러운 탄식인지도 모르지만................................
시체말로 복이 너무 크면 잘 깨닫지 못한다는게 진짜 맞는 말인가보다.
강나루라는 조그마한 술집은 밤이면 자주 라이브 무대가 펼쳐진다.
k대학원 원장인 정교수로 위시해서 영화감독인 김감독 화가인 오여사 그리고 백교수가 합석하는 날에는 의례것 술좌석은 어느새 라이브장으로 변한다.
다들 자기 분야에서는 한가닥 하는 분들이다 보니 노래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하긴 이 바닥에서 놀려면 자기 노래 한 두개 정도는 있어야한다.
나라고 예외는 아니다.
예전에는 긴머리 소녀를 잘 불렀는데 요즘은 배호 버전으로 울어라 열풍아를 즐겨 부르는 편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도 삶의 한 부분이다.
굳이 무엇이 행복인게 아니라 그냥 건강하고 이웃과 어울려 사는 이것이 행복인지도 모른다.
올해는 다시 허리끈을 다잡고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위해 열심히 노력을 할까한다.
(누군가 나로 인하여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 자체가 선이고 아름다움 아닐까................)
해가 더 지기전에 그나마 남은 꽃밭을 일구기 위하여 열심히 정말 열심히 물을 줘야할 것 같다.
인생이 재미있는 것은 생각과 관점의 차이이지 결코 소유의 차이만은 아닌 것 같아 스스로 채찍질하는 심정으로 써본 말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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