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1

소쩍새가 우는 사연은 ,,,

커피앤레인 2006. 3. 26. 11:45

 

9305

 

올만에 장거리 여행을 해서 그런지 후배가 이런저런 말을 건넸다.

국도를 따라 한참 달리다가 시장기가 들었던지 이름난 촌국수집에서 국수를 한그릇 하잔다.

3시가 넘도록 점심도 못먹고 돌아다녔으니 배도 고플 수 밖에 ...

 둘이서 꼽배기로 한 그릇 후닥닥 해치우고는 또 다시 차에 올랐다.

 

차창 밖으로 봄 기운이 완연했다.

3시간 이상을 달리다보니 무료한 탓인지 그 사이 온갖 애기가 쉴사이 없이 쏱아졌다.

 

갑자기 미당 서정주 선생이 생각났다.

 

한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하여

소쩍새는

봄부터 그리 울었나보다 ,,,,,,,,,,,,,,,,,,,,,,,,하고 시를 읊던 모습이.

 

봄이 오는데 소쩍새는 왜 그리도 울었을까요? ....하고 후배가 뜬금없이 물었다.

아마 그도 부부 싸움을 하고 속이 많이 상해서 그렇게 울었나보다 하고 그가 너스레를 떨었다.

 

하긴 소쩍새나 인간이나 본질적으로 고독하기는 마찬가지 인가보다.

 

후배아내의 말로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온갖 아슬아슬한 과정을 다 참아내고 쓴

화려한 면사포를 뒤로 제끼고 치른

 첫날 밤이

순간적인 황홀함 보다는

무심코 돌아 눕는 그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어떤 배신감(?) 같은 서글픔을 더 많이 느꼈다고 고백 하더란다.

(참말로  눕는 것도 잘 돌아 누워야 하는디.......)

 

 

그건 그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의 아내 역시 종종 자기가 잠들기전에는 제발 돌아눕지말라고 충고아닌 충고를 했지만 습관은 어쩔 수 없었던지 그게 그렇게 쉽게 고쳐지질 않았다.

물론 처음에는 애써 나란히 천정을 쳐다보며 누워 있는 척이라도 했지만

어느 틈엔가 옆으로 꼬꾸라져 잠이 들어버렸다.

 

그의 아내는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등을 돌려야 비로소 편안한 잠을 잘 수있는 그 역시

그런 아내의 심리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사랑이란게

무슨 교과서에 쓰여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본능적인 것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그로서는

기껏해야 영화나 비디오나 야동을 보면서 익힌 것이 고작이다보니

실제로 여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나 신비함이 뭔지

그리고 여성이 갖는 느낌이나 관심이 어떤 것인지 조차 제대로 이해할리가 만무했다.

 

 

 

그러다보니

여성이 남성을 끌어당기는 힘이

 외모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내면에서 오는 어떤 멋이나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인지 조차 그는 구별하지 못했다.

 

더구나 남자는

사랑하는 여친이나 아내의 몸을 늘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여성을 진정으로 좋아해서 남달리 배려하거나 관심을 갖는 것은 그리 쉽지않다.

때문에 맞아죽을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여성을 여성으로 보기보다는 어쩌면 섹스의 대상으로 보는게 더 정직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어떤 신비나 환상이 하나 둘 깨어지거나 희미해지면

 남자라는 동물은 또 다시 본색을 드러내

목 마른 짐승처럼 이곳저곳을 배회하며

자기 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어했는지도 알수 없다.

 

 

어떻게 보면 극히 이기적인 행위같지만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닌것 같기도 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대개 남자들은 결혼을 하면 일단 가정에 충실하려고 애를 쓰며 제 식구를 감싸고 도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생활이란게 의외로 그렇게 녹녹지만 않다보니

 결혼의 달콤함은 잠깐이고

오히려  생활이란 무게에 짓눌려

남자 역시 지치고 버겁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다보니 그 역시

어딘가 돌파구를 찾아 나서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여 애정이나 책임감이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다.

남자는 조금이라도 애정이나 책임감이 남아 있으면

 쉽사리 자기 가정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왠만큼 여자가 심하게 긁어도 남자는 잘 참는다)

 

 

그건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자가 아내로 부터 섣불리 도망하지 못하는것은

책임감이라는 명분도 있지만 동시에 실리라는 작은 계산도 무시할 수 없다. 

 

제 눈에 안경이라고........했듯이

 

 자기 아내만한 여자를 어디서 다시 구할 수 있을 까 하고 생각하면

남자는 때로는 더러버도(?) 다시 집으로

 비 맞은 촌닭처럼 꾸역꾸역 찾아 들어오게 마련인데

그에 비해 여자는 더 사리가 분명하고 똑똑하고 계산이 철저한 것 같다.

 

 

아무리해도 별 볼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 인간을 믿고 일생을 보내기 보다는 차라리 헤여지는게 훨 낫다고 생각하고

서서히 보따리를 싸 도망갈 궁리를 한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여자가 다 도망가는건 아니다.

 

 

그들중 일부는 남자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에서

그만의 고독을 해소하거나

아니면 끊임없이 빠삐용처럼

결혼이라는 사회적 인습의 감옥에서 탈출하려고

아무도 모르게 땅을 파고 때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동시에 그들은

 가까운 친구나 친지에게 나 남편하고 헤어질지 몰라 ......하고

은근 슬쩍 애드벌룬을 띄우며 반응을 살핀다.

 

 

그건 순전히 동물적인 자기방어를 위한 진지구축과같은 행위인데

상대가 우군인지 적군인지 아직 구별이 잘 안가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상대가 적군이면

여자는 알송달송한 말로 자기위장을 철저히 하고 실체를 감추어 버린다.

 

 

 

인간이란게 참 묘한 것이

 그토록 미치도록 사랑해서 결혼을 했던 사람들도

하루아침에 미워지고 보기 싫으면

 등을 돌리며 헤어지면서

남남보다 더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어찌보면 남여라는 것이

한평생 늘 좋은 궁합으로 사는게 어려운가보다.

(그러니 종종 자기 눈까리 자기가 찔렀다면서 훌쩍 훌쩍 울지..........)

 

암튼 사람이 싫어지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더우기 아직도 철 모르는 아이들이 있으면 더 난감하다.

해맑은 아이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짓을 차마 해서는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때때로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한순간에도 돌변할 때가 많다.

 

 

따지고 보면 결혼서약서 만큼 공허한 메아리도 없는 것 같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건강할 때나 병들었을 때나 가난할 때나 부할 때나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아이구 말만 번드러 )

 

 

대체로 부부사이가 않좋거나

 싫어지면  남남보다 더 무섭고 냉정하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마치 남의 집 개 보듯이

 당신 알아서 해 ...........................................하고

 그만 입을 다물어 버리면 그것으로 끝이라고한다.

 

 

대개  

그런 집일수록  겉으로는 집안은 평온한듯하지만

실상은 명목상 동거만 할뿐이지 거의 섹스레쓰 홈이란게 정설이다. 

 

 

 

 따지고 보면 부부간의 미움은 아주 사소한데서 출발하는지도 모른다.

 

 

여자들은 대부분

남자들로 부터 사소한 것에 실망하고

 또한 사소한 것에 감동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건  남자도 거의 비슷하다.

 

 

남자가 여자를 미워하는건

처음부터 생긴게 아니고

살다보면서 미워지는게 태반인데

(여자도 마찬가지 일테지만)

남자는 여자가 

처음부터 사소한 것에 너무 집요하게 대들고 따지면 학을 뗀다.

 

그것보다 더 정내미가 떨어지는 것은

의식적인든지 무의식적이든지

남자를 깔아뭉개려하거나 무능하다고 무시할 때이다. 

 

 

그러면 남자는 겉으로는 표현을 잘  않하지만  

저 사람 갑자기 왜 저래 ...............하고

아내에 대한 그의 믿음이 잘 못 되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럼 그시로부터 아내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되는데

어느 기회에 여자가 스스로 그것을 깨닫고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빌어도

그건 쉽사리 아물지 않는 응어리로 남아 있게 된다.

(물론 여자는 까마득히 잊을지는 모르겠지만 ....

어떻게 보면 남자가 바람을 피운 후 여자에게 잘못했다고 빌었으니 이젠 괜찮겠지 하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자는 죽을 때 까지 그걸 결코 잊질 않듯이....말이다 )

 

 

부부간에 신뢰가 깨어지면

모든게 가면무도회처럼

점점 서로를 기피하게되고

섹스도 의무 방어전을 치루듯이 맹하기 그지없어진다.

 

 

때론 사회적 체면 때문에라도

다정한 척 하지만

그건 잘 계산된 일종의 연극일 뿐

내막은 보이지 않는 긴장과 미움이 도사린체

이미 마음은 남남이 된지 오래다.

 

 

그나마

-내가 뭐 돈 찍어내는 기계가 .....

 

 -그럼 난  뭐 니 파출부인줄아나....

밥해 주고 빨래 해주고

 그러다 뭐 생각나면 니 맘대로 홀라당 벗어야 하고 .............해사면서 싸울땐

 그래도 아직은 양호한 편이다.

 

 

(말라죽을 애정이라도 쪼매 남아 있을 때나 그러지 진짜 다 말라버리면 구차하게 그런 싸움도 하지 않는다.)

 

 

 

필름을 되돌리듯이 인생을 되돌려보면 참으로 웃긴다.

 

 

 사랑에 눈이 삐었을땐

죽으라고 따라 다니면서

사랑이 밥먹여주나 하고 핀찬을 줘도

그 머스마 없으면 죽고 못살고

그 가스나이 없으면 세상 다줘도 싫다고 밥도굶고 허구한날 징징거리면서 울었으면

남보란 듯이 오손도손 잘살기나하지 ......원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둘이 눈맞아 

새끼낳으면 또 낳은만큼 잘 기르고 싶어서  

그래도 지 새끼라고 끔직스리 좋아해서

(지 애비 지애미 용돈은 안줘도...)

지 새끼만은 제대로 먹이고 기르고 가르치고 싶은지

학원도 두서너개는 보통이고

심지어는 대 여섯군데 까지 보내면서

맨날 돈이 없어 징징대면서도  

등골이 휘어지는 줄 모르고 그 고생을 하다가도

그넘의 사랑이 몬지

와그리 변덕이 또 심한지...................

 

 

다들 그게 돈 때문이라는데

돈이 뭔지...................

 

 

 그넘의 돈은 눈도 멀었는지

있어야 하는 넘한테는 오지도 않고

없어도 좋을 넘한테는 우질나게 많이 모이니................

세상이 공평한건지 안공평한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긴 성경에 보니까 하나님도 없는 넘은 있는 것도 빼앗긴다했더라만 )

 

 

돈은 애초 부터 그런 녀석이라치고

다들 그넘 때문에 싸우고  찌지고 뽁고 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다 깔아 뭉개어 버린 것도 시원찮은지

가정마저 홀라당 해버리니 ....

 

 

우찌 스트레쓰가 안 쌓이고 왕짜증이 안날까.

(안 난다면 그게 도리어 이상한거지.....)

 

 

 

 

이래저래 인생은

사랑에 속고 돈에 울다 그렇게 속만 썩히다가 다들 늙는가 

그게 서러버서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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