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1

쉬리야 놀자

커피앤레인 2006. 3. 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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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인다

간밤에 또 비가 내렸나보다

봄이라 그런지 자주 비가 내린다.

그래도 해갈을 할 정도는 아니다.그냥 조금씩 조금씩 감질날정도로

내리다보니

저수지 물이 좀처럼 채워지지않는다

이제 바닥이 거의 드러날 지경이다.

 

매일 도시에서 살다보면 물걱정을 잘 모른다.

기껏 물걱정을 해봐야 낙동강을 살립시다하고 

머리끈 두를때나 아니면 수도료를 제때 내지 못해 수도가 끊겼거나

간혹 물탱크 청소한다고 단전을 할 때만 오늘 물이 왜 안나오지 하고

부산을 떨 뿐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쪼게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어느새 물에대한 관심은 한참동안 멀어진다.

 

며칠전

시/화/음/전에서 만났던 여인이

 나이가 들수록 물을많이 먹으라고 권하였다.

그렇찮아도 술을 마신 다음 날은 의례히 물이 캥기던데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마다하고 냉수부터 챙기면

-어제 또 술 마셨죠 ....하고 울 아가씨는 귀신같이 알아본다

(그러면서 때로는 마누라보다 더 궁시렁궁시렁댄다)

 

근데 술도 술 나름인지

 맥주를 마시면 물이 별로 안 캥기는데

소주만 먹었다하면 우찌 그리 갈증이 나는지 자다가도 몇번이나 물을 마셔야 한다.

아마도 주인은 천지 모르고 자고 있지만

 주인을 모시고 있는 그몸은 어지간이도 괴로운가보다.

 

쪼게 미안하지만

술을 마신 다음날이나 밥을 먹고난 뒤 물을 한사발 마시면

그게 왜 또 그렇게 시원하고 달짝지근한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경북 영일군 대송면 공수리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왜냐하면 거기가 저거 외할매 집이니까...

 

감나무가 유난히도 많았던 외할머니 집엔

집 뒤켠에 건장한 남자키 보다 석자나 더 깊은 우물이 있었다. 

가을이면 우물 바로 옆에 있는 감나무에 홍시가 주렁주렁 열렸는데

그넘의 홍시 따먹는 재미에 홀라당 빠져서

자칫했으면 우물에 빠져 죽을뻔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그때 어른들이 보고 얼른 안 건졌으면

지금쯤 유세차하고 ....이더러븐 꼴 안보고 벌써 천당가있을건데 )

 

말이 나온김에 하는 말이지만

요새는 시골에 가도 집집마다 수도가 들어와서 그런지

예전처럼 그런 낭만이나 솔솔한 재미가 별로 없다.

꼭지만 틀면 여자 오줌 누듯이 쏴하니  몬재미라...

 

그가 어렸을때는 마을어귀에 우물이 없으면

반드시 자기집 뒤켠에라도 우물이 있었다.

 

(그래서 옛날 처자들은 물길러 가는척하고 그 우물가에서

낯선 남정네 얼굴을 힐끗힐끗쳐다보며 

 가심을 설레며 애를 태웠는데 요즘은 그런 낭만도 없으니.... )

 

암튼 요즘은 왠만한 시골도 마당 한켠에 잘 생기지도 않은 수도 파이프가

뭐 기어 나오듯이 밉상스럽게 삐죽이 서 있는데

그래도 시골은 마당이 라도 있으니 그런대로 볼만하지만

도시는 코딱지만한 땅에 수도를 설치하려니 그게 영 눈에 거슬린다.

 

특히 단독 주택은

 대문옆에 바짝 붙여서 수도를 설치하다보니

 멋대가리 없는 수도전과 매일 마주쳐야하는 고역도 여간아니다.

더우기 웃기는 것은

집집마다 만일을 대비해서

옥상에다 시퍼런 물탱크를 하나씩 두다보니

조금만 높은데서 내려다보면 도시전체가

무슨 푸른 물탱크 공장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좀더 예쁘게 보일려고 그랬겠지만

집집마다 온통 노란색 물탱크 일색이었다. 

 

 

 

그러다 보니 온동네가

이집도 노랑색 저집도 노랑색

노랑색으로 분칠을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노랑색에서 시퍼런색으로 카드색션하듯이

일시에 물탱크 색갈을 바뀌 었는데

이윤즉  이끼 때문이었다.

 

유식한말로

햇볕에 오래동안 노출되면

물은 자외선의 영향으로

녹조현상을 띄면서 자연히 이끼가 끼는데

노랑색은 파란색에 비해

자외선 통과가 월등히 높았다나 뭐나....

 

근데 더 기가 막히는것은

요즘은 물도 등급이 있어서 잘난놈과 못난놈이 따로논다는거다.

옛말에 유유상종이라고 했듯이

어딜가나

잘난놈은 잘난놈끼리 못난놈은 못난놈끼리

저거끼리 노는데 

그 노는 가닥이 다르다나...

 

그래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잘 걸러준다면

좀 빤드거리하게 생긴 정수기는

최소한 100만원대에서

2-300만원대까지 호가하는데

그보다 못한 것은 거의 공짜이다시피 빌려주고는

물통의 물만 받아 먹으라하는데 그게 영 안심찮다.

(솔직히 말해서 물도 오데서 떠오는지도모르겠고 )

 

알다시피 정수기는 필터가 생명인데

좋은 정수기는 그 교체하는 값도 만만찮다.

 

제대로된 정수기는

 필터가 보통 5개정도 그속에 들어있는데

그게 다 역활이 다르다보니

어느넘은 3개월에 한번씩 갈아야하고

어느넘은 2년에 한번은 꼭 갈아야하는데

값싼 정수기는 일년가도 필터 갈아줄 생각을 안하니

이래저래 없는 놈만 서럽지뭐

 

하긴 그건 인간만 그런건 아니다.

고기도 생긴것에 따라 노는 물이 다르다.

얼음치나 쉬리 같은 넘은 적어도 일급수 아니면

물 나쁘다고 놀지도 않는다.

그런 넘들은 강남이나 압구정 정도에서 놀지

청량리나 미아리 오라하면 변두리라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문디자슥들 팍 새려줘버릴라..)

 

그와 비스므레한

피래미 같은 넘은

 3급수에서라 도

감지덕지하고 물만 있으면

죽을 뚱 살뚱 하고 언감생심 이게 왠떡이고하고  놀지만

조위에 있는 넘들은 애초부터

너거하고는 물이다르다고 상종도 않한다.

(아이고열통터진다..)

 

그러니 인간이나 고기나 잘나야 하는거여 ... 

 

 

못나면 못난대로 그게 내 복이겠거니 하고 살던지

아니꼽고 더럽다하여  

이 넘의 세상 와이렇노하고 대들었다가는 지풀에 꺾여서라도  

오래 몬산다여

 

(와 스트레쓰가 만병의 원인이라고 의사선생님이 안그러던교...)

 

 

자갈치가서

개기장사 (고기를 경상도에서는 사투리로 개기라한다)

 한테 물어보면

고기중에도 제일 성질머리 더러운 넘들은

다 치자가 달렸단다.

 

갈치 꽁치 넙치 멸치 .....등등

그런데 이런넘들은 성질이 더러버서

뭍에 나오자 마자 얼마안돼서 팍 죽어버린단다.

 

(..그러니 인간이나 고기나 성질 죽이며 살아야하는거여  )

 

(오래 살려고 건강보조식품 아무리 먹어도 고놈의 성질머리 안고치면

지풀에 넘어져 죽는다여 ....)

 

울엄마 생전에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랭이가 찢어진다 했는데  ,,,,,

 

 

어무이요(어머니여 )

 

 

나는 황새 따라가지도 않았는데

왜 맨날 가랭이가 찢어지능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