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8/40계단 층층대

커피앤레인 2006. 4. 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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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계단 층층대

 

 

 

아침햇살이 유난히도 맑고 밝았다.

40계단 근처에 설치한 청동조각상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게 눈에 띄었다.

 

이곳은 몇해전에

구청에서 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인데

나이가 든 두 사내가

피난살이에 지쳤는지

한 사내는 지게를 뒤로하고 아예 눈을 감은체 잠을 자고 있었다.

또 한 사내는 허름한 궤짝에 걸터앉아  

무슨 상념에 그리도 빠졌는지

턱을 고인체 앉아 있었는데

6,25사변 직후

부산에서 흔히 볼 수있는 풍광 그대로 였다.

 

6,25 상처가 여전히 기억 언저리에  남아있는

세대들은

이곳은 추억의 장소이며

향수를 자극하는 곳으로

 쉽게 잊혀지지 않은 곳인데

 

물론 지금은 사라져버렸지만

구(舊)부산역이

 이곳에서 불과 100여 m밖에 떨어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은 피난살이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어느 해 겨울인가

큰 불이 일어나면서

부산역사(驛舍)를 홀라당 다 태워버렸는데

 

 부산역 대화재 사건은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

 

불은

피난살이의 상징이었던

부산역사를 몽땅 태워버리는것도 부족하였던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주변에서 생계를 꾸려가던

 수많은 피나민들의 판자촌을

일시에 다 태워버려  

그들을 완전 알거지로 만들어 버렸다. 

 

  

현재의  부산역은

그 이 후에  자리를 옮겨 생긴 것인데

5-60년대에 즐겨 불렀던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정거장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한많은 피난살이 섦음도 많아 

그래도 잊지못할 판자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에  아가씨가 우는구나

이별의 부산정거장 ..........

하고 불렀던

 

 그때 그 시절의 부산역은   

이미 화마가 삼키고 가버린지 오래이다.

 

지금은 그때 그 시절을 못잊어

낮 12시부터 1시까지

거리 음악단이 섹스폰과 기타와 드럼을 치면서

옛 추억을 노래할 뿐........

피난민도 역사도 이젠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