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33/ 약은 고양이

커피앤레인 2006. 8. 17. 08:19

 

16119

 약은 고양이

 

 

 

날이 밝자 바다는 다시 고요하였다.

간밤엔 파도가 몹씨 거칠게 일었는데

밤을 지나면서

먼바다로 부터 바람이 사라졌나보다

바다는 예전처럼 다시 평정을 되찾은듯 조용했다.

이소장은 어디서 누구와 놀았는지

새벽 1시가 훨씬 지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일하러온 놈이 1시가 뭐꼬....................)

기분이 언잖았지만 참았는데

끝내 아침부터 한바탕 된소리가 오갔다.

 

 

엊그저께 한 일을 두고 이소장과 의견조율을 하다가

아무리해도 말귀를 못알아들어 이건 콩이고 이건 된장이다하고

일일이 도면을 그려보이며 설명을 하였더니 내 스스로 내가 열이 바친 모양이었다.

 

 

그나마 머리가 둔하여 못알아듣는다면

알아들을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을 하면 되지만

책임감이나 일에 대한 정밀성이 결여된 사람은

오래동안 익혀온  습관 때문에

하루아침에 뜯어 고치기란 말처럼 쉽지않았다.

마치 휘어진 철판을 바루는 것만큼 어렵다고나 할까...............

 

 

 

한데 땡볕에 철골작업을 한 곽씨는 자신이 끝까지 다 하고 싶어했는데

못다하고 중도 하차한게 여간 서운하지 않나보다.

전화를 걸어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습니다하고

한참동안 씨부렁거렸다.

 

되도록 가급적이면 한 일꾼이 다 끝내면 좋겠지만

한 현장에서 너무 오래 일하다보면 타성 아닌 타성이란게  생겼다.

해서, 심기일전하는 뜻으로 이 소장팀으로 바꾸었는데 그게 착오였나보다.

아주 디테일한 부분에서 자주 실수를 했다.

 

일이란게 처음부터 일을 정밀하고 꼼꼼하게 배운 사람은  

모든게 깔금햇다.

하지만 얼렁뚱땅 배웠거나 건성으로 배운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고쳐지지않았다.

이소장도 판넬을 예사로 짜른뒤 잘 맞지않으면

막무가내식으로 우기려만 들었다.

 

 

하지만 아침에는 왠만해서는 열을 내지 않으려 했지만

이 참에 주의를 단단히 주지 않으면 똑 같은 실수를 거듭 저지를 것 같아

면전에서 도면을 그려주며 뭣이 잘못되었는지 호되게 나무랐더니

지도 기분이 나뿐지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하고는 현장으로 가버렸다.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관리자는 스스로 자신을 엄격하게 다루어야 할 뿐만아니라

일꾼들도 그렇게 주지시킬 의무가 있었다.

그래야 뒷탈이없었다.

하지만 약은 고양이 밤 눈 어둡다고 이번에는 내가 꼭 그 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