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42/ 잔칫집 자매

커피앤레인 2006. 8. 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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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집 자매

 

 

 

 

새벽바다는 언제나 봐도 고요했다.

오늘은 파도도 없는지 잔물결만 간혹 일었다.

건너편 낡은 지붕너머로 노란 호박꽃이 푸른 잎사이로

빼곰이 고개를 내미는게  너무 아름다웠다.

 

 

잔칫집은 내가 일하는 현장에서 불과 100m도 안 떨어져있었다.

종종 찾아오는 손님을 접대한다고  몇번 들낙날락한게 인연이 되어

요새는 거의 날마다  고자 처갓집 드나들듯이 드나들었다.

 

 

작은 방갈로가 여러채 있어 손님 모시기엔 안성마춤이었다.

간혹 지친 일꾼들을 위로한다고 그 방에 함께 들어가

식사도 하고 더위도 시켰는데.................... 

 

 

 

웃기는건 그 집 한가운데 연못에 언 놈이 아이디어를 내었는지는 모르지만  

분수대 중앙에 나무로 빚은 남근이 남사스럽게 성을 낸체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때문에 오가는 사람들의 입방아 감으론 딱이었는데

어찌보면 매일보는 내꺼나 지꺼나 비슷하지만

너무 드러내놓고 있으니 오히려 거북했다.

 

 

며칠전에 은행에 가면서  마즌편 수족관에 가서  

금붕어 몇 마리를 사서 빈 연못에 넣어주었더니

동네에 사는 검은 고양이 한 놈이 유심히 연못속을 들여다 보고 군침을 삼키었다.

 

한 더위도  이제사 한풀 꺽이는가보다.

.하지만 오늘 중으로 비가 얼마나 올지는 모르겠지만

티비에서는 오늘 내일중으로 큰비가 올것이라고

은근히 사람을 겁 주었다.

비가 오면 사전에 단도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노가다는 더 마음이 바빴다.

 

 

이젠 집도 어느정도  외관작업이 거의 끝났다.

내일부터 내부 칸막이 작업이 시작되는데

집주인은 날마다 제 집이 되어가는게 즐거운지

어제 밤에도 혼자와 한참동안 이곳저곳을 둘러 보고갔다.

처음에는 설계도면 하고 틀린다고 지랄지랄 하더니

이젠 애초 설계도면하고 부분적으로 왜 달라야 하는 것들이

어느정도 감이 잡히나보다.

집이 이쁘다고 감사해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제 내 역활이 끝났기 때문에 

낼 모레면 부산으로 내려가야한다고 하니까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럼 누가 마무리하는데요 ? 이왕하는 것 사장님이 마무리까지 하시면 않되겠습니까?하고

걱정을 했다.

- 이제부터는 송소장이 할 겁니다

난 뼈대공사만 감독해주기로 했으니까 내 임무는 끝났고

 뼈대공사도 외관도 생각보다 더 아름답게 나왔으니  

나머지는 그리 걱정안해도 될것입니다.하고 안심을 시켰더니

그새 정이들었는지 은근히 더 있어주었으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처음엔 한주간만 내려와 기초만 봐준다는게

발목이 잡혀 거의 한달이 다 가버렸는데

어느새 계절은 가장 덥다는 8월 초하루에서

가을의 문턱에 이르는 9월을 불과 며칠 앞두고 떠나게되니

만감이 다 교차했다.

해서 

어젠 잔치집에서  효정이/ 화순이 자매랑

밤늦도록 술을 마셨는데

그새 또 그 놈의 정이들었는지

지들도 섭섭하다며  

쇠주를 제법 홀짝 홀짝 들이켰다.

 

 

 

(애고 .............................

이 놈의 인연은 오나가나  우찌 이리도 질긴지

언제 다 끊고 이 세상을 떠나겠노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