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199/사랑은 왜? 식어만 가는걸까

커피앤레인 2006. 10. 26. 13:24

 

 

 

사랑은 왜? 식어만 가는걸까

 

미끼는 한국말을 곧잘 했다.

그녀는 전공이 무용이라 했지만 춤에 관한 얘기는 일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시로 해외공연을 나가는 모양이었다.

 

 

귀철이는 성가실 정도로 계속해서 폰을 때렸다.

-선배님 어뎁니까 ?

-와 니 바쁘나 ?

-그게 아니고. 선배님하고 올만에 저녁이나 한그릇하고 싶어서예

-그라믄 기다리라

부산 다 와간다

-아이고 아까도 부산 다 와간다하더니..........

그 넘놈의 부산은 도대체 오데있는 부산입니꺼

-야 이문둥아

부산이 어데라 부산이지

-ㅎㅎㅎ암튼 퍼뜩오이소

미끼가 기다린다 아입니꺼

-미끼? 알았다 내 얼른 가꾸마

 

 

버스는 새로 생긴 대구-부산간 고속도로를 미친듯이 생생달렸다.

간밤에 인천 계산동에서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셨더니 산간오지를 지나다

나도 모르게 깊이 곯아떨어졌는가보다 .

얼마나 잠이 들었든지  눈을 뜨니 바깥이 제법 어둑어둑했다.

차는 벌써 상주를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가 오데고? 하고 두리번 두리번 거렸더니 상주농협이라는 간판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아 ,,,,,,,,,,,,,,여기가 상주구나

 

 

갑자기 한박사 생각이 났다.

하늘같이 모시겠다면서 작년엔 그 비싼 상주곳감을 한상자 보냈는데

요새는 지도 바쁜지 한동안 소식이 뜸했다.

-행님

-와

-행님 ...이 동상이  부산가면 알아서 하이소

-뭘 알아서 해야하노?

-아이고 뭐는 뭡니꺼?

하룻밤 재워줘야지예

-문둥아 그럼 밤에 재워주지 밖으로 쫓아내겠나

-그게 아니지라예

-그럼 뭐꼬

-아이고 행님도... 또 왜이러실까

그 보드라운 짐승도 하나 붙여줘야지예

-아이고 이런 문디봤나

한박사 니도 요자 좋아하나?

-여자 싫어하는 산짐승도 봤습니까? 행님도 차암

-알았다 내 알아서 할테니 오기나해라

 

 

짐이있어 노포동에서 일단 중앙동 사무실에 갔다가

다시 서면 롯데호텔로 갔더니 시계가 9시를 가리켰다. 

귀철이는 쓰미마셍 쓰미마셍해사면서 되도않는 일본말을 잘도 씨부렁거렸다.

쓰미마셍이고 뭐고 일단 배가고프니 밥 부터 먹자했더니

미끼는 이곳지리에 밝은가보다.

서면 롯데호텔뒤에 아구찜 잘하는 집이 있다고 그리로 가자고 했다.

_아구찜? 일본여자 입엔 좀 매울건데.............

-다이죠부데스.

-다이죠부?

 

자리에 앉자 말자 미끼상은 사죠오상 ,,,,,,,,,,,,,,,,,,,,,하고 사장부터 불렀다.

-하이하이.....................사장은 미끼를 아는게 분명했다.

미끼는 오늘은 지가 쏜다며 만엔짜리 일본 돈부터 건넸다.

-여기 아꾸찜이랑 소주랑 맥주. 오네가이시마스 하고 부탁했다.

 

 

귀철이는 그런 미끼가 좋은가보다.

연방 미끼 나 좋아해 ?하고 물었다.

.

 

한 년하고는 이혼하려고 쌍심지를 켜고

한년하고는 또 죽고못사는 저 꼴을 우찌 봐야할지.............

도대체 사랑은 뭘까?

이혼하려고 한 그 여자도 처음 만났을 땐 죽고 못살았을건데..........

사랑은 왜 자꾸만 식어만 가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