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정녕 남자의 계절일까
인천에서 부산으로 내려갈때는 굳이 서울역으로 갈 필요가 없었다.
내륙으로 달리는 시외버스를 타면 평소에 보지못한 풍광들이 즐비했다.
이른바 중부고속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산간오지가 나왔는데
그 재미가 여간 솔솔하지 않았다.
일반 고속버스는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밖에 다니지않았다.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요금이 엄청 쌌다.
.
아침부터 부지런히 계산동에서 작전동으로
작전동에서 다시 계산동을 오가며 공사비견적서를 내어주었는데
공사는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건 아니었다.
싸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고 비싸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운이라해야할지 아무튼 연은 따로 있었다.
무심코 길을 걷는데 누군가 갑자기 차를 바짝 옆에 세웠다.
웬 놈이야?하고 창틈으로 힐끗 쳐다봤더니
하야샤시 문틀공사를 하는 차사장이었다.
얼마전에 작은 공사하나 발주를 하였더니 지딴에는 고마웠나보다.
점심을 사고 싶어했다.
시간도 그렇고 일반 고속버스를 타려면 아직도 서둘러야할게 한 두개가 아니라
점심은 다음으로 미루자고 정중히 거절하였는데
여기온지 불과 이틀밖에 않되었는데 막상 떠나려니 기분이 묘했다.
어쩌면 며칠후 다시 올지도 모르지만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을 애잔하게 했다.
때로는 기다리는 여자라도 한 명 숨겨놓고 싶지만 그건 그것대로 머리가 아플 것 같았다.
일반고속버스는 생각과 달리 좌석이 꽤 많이 비어있었다.
간간이 산간오지가 나왔고 빈 들판도 보였다.
가을걸이를 이미 다 끝내어서 그런지 농촌은 더없이 적막했다.
아.아...........................잎은 떨어지는데
귀뚜라미 우는 밤을 어이 새워보낼까...................
가을은 정녕 남자의 계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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