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74/ 광주 U-Square 고속터미널

커피앤레인 2007. 1. 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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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U-Square 고속터미널

 

세계 어디로 가도 관문이 있었다.

관문은 그 도시의 얼굴이었다.광주 U-Suare 고속터미널은 어떻게보면 광주의 얼굴이었다.

한데 누가 설계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세련되어 기분이 좋았다.

몇해전 광주 비엔날레 갔을 때만해도 광주가 많이 낙후되었구나하고 생각했는데 그새 많은 변화가 생겼는지

디자인 하는 사람 입장에선 참 반가운 현상이었다.  

사릴 처음 금남로와 조선대학을 둘러볼 때만 해도 광주가 이 정도 낙후되었나하고 많이 실망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의외로 깔끔하고 세련된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어 영/호남을 떠나

우리나라도 이제 재대로 균형을 맞춰가는구나........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토요일 오후부터 내린 눈발이 전국을 강타했는지 고속도로는 의외로 한산하였다.

갑작스럽게 잡힌 일정이라 일요일 아침 일찍 부산서 출발하여 하동을 조금 지나니

온 산에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다.

부산서 광주 까지는 버스로 거의 3시간 30분이 걸렸다.

하지만 오는 시간은 밤이라 그런지 2시간 4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광주 유-스퀘어 옆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마침 새한삼우(塞寒三友)라는 전시회가 열리고있었다.

 

 

새한삼우란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한 절개와 기개를 잃지않는

소나무(松)와 대나무(竹)와 그리고 매화나무(梅)를 빗대 松/竹/梅/와 같은 우정과  인간관계를

은연중에 나타내는 의미 깊은 전시회였다.

출품한 그림이나 사진들이 그 지방의 유수한 작가들의 작품이라그런지 개중에는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체류시간이 불과 채 4시간도 안되어서 구석구석을 돌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백화점도 가보고 서점도 들려보고 갤러리도 돌아볼 수 있어 내겐 참 알찬 시간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걸 보러 간 건 아니었지만 오래동안 상대와 서로 교감을 나눈 탓인지

느낌도 좋았고 기분도 상큼했다. 

유스퀘어 고속터미널은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꽤 번잡했다.

이 놈을 대접한 여인도 버스가 떠날 때 까지 손을 흔들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너무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올때와 달리 온통  캄캄 천지였다.

긴장이 풀린걸까?

눈이 실실 감기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나보다.

버스는 이미  진영휴게소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나마 유스퀘어 고속터미널을 거닐다가  오래동안 고민하던 디자인 하나를 건졌으니.........................그것만 해도

오늘은 대단한 수확이 있는 날이었다.

역시 디자인이란 영감과 직관이 중요한 그런 영역인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