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281/ 간판쟁이

커피앤레인 2007. 1. 15. 13:38

 

21301

간판쟁이

 

 

 

쟁이라는 말이 결코 천박한 말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일단 그렇게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달리 쓸 말도 마땅찮았다.

해서,미쟁이 / 보로크쟁이 / 간판쟁이/하고 오늘도 그렇게 불렀다.

어젠 하루종일 간판쟁이하고 싱갱이를 하다 진을 다 뺐다.

 

 

나는 코스트를 더 낮추어라하고

지는 더 이상은 안됩니다하고 다투다가 결국은 무승부로 비기었다.

하긴 칼자루를 이 놈이 쥐고 있으니 일거리를 안주면 그뿐이지만

수십년간 거래해온 정의를 생각해서라도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일반인들은 시장동향을 잘 모르니까 간판 그것 기껏해야

몇 십만원이면 안고치겠나 하지만 그게 몇 십만원이 아니고

몇 백만원이다 하면 까악,,,,,,,,,,,,,,,,,,,,,,,,,,,,,,,,,하고 넘어갈게 뻔했다.

 

 

그래서 견적을 낼때엔 어느 분야던지 네고를 하고 코스트를 낮추어라고 종용하지만

저거도 여우같은 마누라하고  토끼같은자식을  데리고 먹고 살아야하니

깍는 것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원래 이것저것 코스트가 올라가면 그만큼 전체적인 공사금 규모도 올라갔다.

때문에 공사금 규모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돈을 지불해야하는 쪽은

그만큼 더 부담스러웠다.

현장에서 매일같이 찌지고 뽁고 싸우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같은 사람은 그게 얼마다하면 대충 그렇나하고 인정을 하지만

일반사람들은 그런데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없기 때문에 10만원도 비싸고 100만원도 비쌌다.

 

 

그러다보니 어떤 때는 디자인 때문에 고민하는 것보다 견적서 내는게 더 스트레쓰를 줬다.

어제도 간판쟁이가  두구동 현장과 온천장 현장 간판

두군데를 다 바꾸어야 한다니까 무려 700만원이나 되는 거금이 나왔다.

아니, 뭔 간판 값이 이리 비싸노,,,,,,,,,,,,,,,,,,,,,,,,,,,,,,,,,,,하고 까무라치는 시늉을하자  

저쪽에서도 연방 볼멘 소리를 하며 억울한듯이 뭐라뭐라 씨부렁거렸다.

 

 

하기사 저거 말처럼

작업비 따로/기사 설치인건비 따로/ 크레인 대여비 따로/천갈이비 따로 /형광등 및  안전기 교체비 따로................하면 

 최소한 그정도는 받아야 손해는 안가겠지.하는데다가

한데 딥다 까다로운 디자인을 따라갈려면 양반집 종 놈처럼 더럽고 치사스럽고 앵꼽아도  

여러번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컨폼도 받아야하니 그 시간 낭비와 기름 값도 만만찮을게 뻔했다..

(ㅎㅎㅎㅎ이게 종 놈 심부름 값까지 다 넣었구나 )

 

 

허참.................................................. 이일을 우야노

 

 

암튼 지 말도 들어보니 일리는 있다마는 아무리 그렇지만 새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전면만 바꾸는데 그렇게 돈이 든다면 저쪽에서 말귀나 알아듣겠나  .......................

아이고 머리야 .............................................................

 

 

이 놈의 일은 들어오면 들어온다고 탈이고 안들어오면 안들어온다고  탈이었다.

모든게 돈으로 통하다보니 내 맘 같으면 마 내 돈으로 공짜로 싹 다해주고

부우자되이소..........하고 손 탁탁 틀면 좋겠구먼 그러지도 못하고

인생은 고(苦)라 하더니만 이래도 고민 저래도 고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