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12/ 딸년만 도둑년인가

커피앤레인 2007. 2. 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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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년만 도둑년인가

 

 

 

 

 

새벽 2시 10분

사무실 문을 잠그고 비로소 길을 나섰다.

길을 나서니 낮의 포근함은 오데 가고 없고 찬바람이 아랫도리를 마구 두드렸다.

원래 내복을 입고 다니지 않은 스타일이라

한밤의 추위는 곧장 어깨쭉지와 팔뚝에 전달되었다.

애고 진작 가서 잘걸 ....................

괜히 사무실에서 늑장을 부렸잖아.............

하긴 지나간 일 후회해봐야 죽은 자슥 뭐 만지는 꼴이었다.

사무실과 집까지는 걸어서 불과 10여분거리이지만 때로는 그것도 걷기 싫을 때가 있었다.

 

 

초저녁엔 선박회사에 다니는 김이사가 와이래 뽄지기고 다니냐고 야지를 실실넣었다.

뽄은 뭔 뽄...............

요며칠 밤샘을 하느라 집에도 못갔구먼.

김이사는 그 나이가 되도록 하루라도 잠을 못자면 그 다음날 비실비실해서 일을 못한다고 하였다.

그라고 보니 어쩌면 체질은 타고나는지도 모르겠다.

아버님이 야구선수겸 심판이었으니 기본골격은 별문제가 없고

울어미도 욕은 잘했지만 한평생 자리 보전해 눕는걸 보지못했으니

지금 생각해 보니 두분이 아주 귀한 유산을 물려준 것 같았다.

(한데 난 단 한번도 그걸 유산으로 받았다고 생각을 못했지.....)

 

 

 

하기사 세태가 세태인지라,

재산이나 좀 물려주면 울 부모가 유산을 물려줬다고 좋아했지

좋은 체질을 물려줘서 너무 고맙다하는 인간들은 내 눈 싰고 봐도 없었다.

(못된 년 넘들,,,,,,,,,,,,,,,,,,,,,,)

 

 

김이사는 몇해 전에 시집을 간 딸년이 무탈하게 잘 사는지 요새는 통전화가 없다고 하였다.

그 말 속엔 서운함이 녹녹히 배어 있어 가심이 찡했다.

지 키울때 지 애미 아빠가 얼마나 애지중지하게 키웠는데..........

요새는 현직에서도 물러나고 

이미 돈도 떨어졌고 신발도 떨어졌고 양말까지 떨어진 마당에  

아양을 떨어봐야 별로 더 나올 것도 없는데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전화 한통 없는건 그 집구석이나 이 집구석이나 별반 다를바가 없는데

뭘 그리 서운해 하오.

(애고  그놈의 자식이 뭔지 ......................)

(그래서 옛말에 딸년은 도둑년이라안했우.................)

(뭐 딸만 그럴까.........................요즘은 사내자슥이 더하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