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51/ 금귤과 낑깡

커피앤레인 2007. 3. 28. 11:00

이 사진은 은비님이 찍은 것입니다. 

N_M23670_B060628143130560

 

 

 

낑깡과 금귤

 

 

 

 

 

 

중국이 원산지인 낑깡은 우리말로는 금귤이라고 불렀다.

운향과의 상록관목인 금귤은 밀감나무 비슷하나

잎도 작고 열매도 새 알만큼 조그마한데 여름에 흰꽃이 지고나면 그자리에 노란 열매가 열렸다.

새알만큼 작은 열매는 한 겨울이 지나 봄이와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치 금빛 귤과 같다고 옛사람들이 그렇게 이름을 붙인모양인데

일본말로는 그걸 낑깡이라고 불렀다.

그런 금귤이 어느새 우리에겐 낑깡으로 익숙해 불리었다. 

아줌마 낑깡주세요 하면 얼른 알아들어도 아줌마 금귤주세요 하면 

그게 몬 말인데여 ,,,,,,,,,,,,,,,,,,,,,,,,,,하고 도리어 반문을했다.

 

 

며칠 전에 우물에서 슝늉 찾는다고 이 봄에 홍시(연시)를 찾으니 있을리가 만무하였다.

하는 수 없이 과일가게에 들린김에 낑깡을 좀 달라고 하였더니

한소쿠리에 3000원하니 사가라고 하였다.

 

 

매일저녁 늦게 들어가 아침일찍 나오는 탓에 별로 뭘 먹지고 않지만 

먹어도 겨우 한두개 입에 넣으면 아침 끝,,,,,,,,,,,,,,,,,,,,,,,인데

그걸 다 먹을 시간도 없고 해서 2천원치만 달라고 했더니

이 아짐씨가 재수 옴올랐다는 듯이 절반 가까이 씩 덜어내었다.

하지만 지도 양심이있는지 너무했다 싶었나보다. 거의 그만큼 도로 줏어담았다.ㅎㅎ

 

 

아무튼 오늘 아침에도 낑깡하나만 먹고 아침을 떼웠는데

예전에 큰 아파트 살 때는 놈 넘의 씨가 너무 아까워서

홍장수매 옆에다 살짝 심어두었더니 어느새 발아했는지 흙 속에서 여러 놈이 꿈틀대더니

기어이 잎을 뽀쬭히 내밀었다.

 

 

그것만 아니었다.

홍시도 다 먹고나면 반드시 씨를 모아두었다가

흙속에 심었는데 개중에는 제법 여러놈이

나도 세상구경 함 해보입시더하고

솔솔 기어나왔는데 그것 보는 재미도가 여간 솔솔하지 않았다.

이미 유채꽃도 다 피었고 진달래도 흐들스럽게 늘어졌고

벚꽃마저 꽃망울을 터뜨렸는데 봄바람도 살랑살랑 불어대니

올핸 베란다도 그렇고 그러니 이왕 심을바에는

산골아짐씨 집에  나무 몇그루라도 심어주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먼훗날 훗날에 내 아들의 아들이 그 집에 가서 우리 할아버지가 심은 금귤이다 하면서

따먹을지 누가알끼고......

해서 스피노자가 그랬나?내일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