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352/ 어슬렁 어슬렁

커피앤레인 2007. 3. 29. 12:39

 이 사진은 은비님이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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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어슬렁

 

 

 

 

 

 

 

느림의 미학을 .....................알려나

 

차를 몰고 간혹 여행을 떠나면 눈 깜작할 사이에

 유별나게 쌩쌩 지나가는 차들이 있었다. 

그러면 깜작 놀라

-절마들 저거 영 촌 놈들인가베............ 하고 옆에 앉은 마누라한테 이야기했더니

-와예 ? 하고 궁금한듯 물었다.

-와는......... ?

아니 이 좋은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면서 가야지 뭐한다고 저렇게 빨리가노 ......

진짜 촌 넘놈들이제 했더니

울 마누라왈

-세상에 어데 당신같이 한량한 사람이 있능교? 했다.

 

 

차암내 ...........................

내가  한량이라서 이렇게 천천히 가나?

이왕 나온길에  풍광도 즐기면서 인생도 관조하고

뭐 그런 재미로 여행을 떠나는 거지 .......뭘 몰라. 해사면서 내혼자 궁시렁궁시렁 했더니

-지금 뭐라 했는데예 ?하며  이 놈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아이고 .이러다 무드깰라)

-아이다. 아무것도,,,,,,,,,,,,,,,,,,,,,,,,,,,,,,,하고  얼른 수습을 했지만

 

내 동서라는 놈은 은행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키도 쪼만한게 볼폼은 별로 없으면서

매너만은 깍듯했다.

이게 어느날 우얀일로

-행님 여행이나 함 가입시더해서 울처제하고 넷이서 경주를 갔는데

이 멋대가리도 없는 자슥이 저거 마누라보고

행님은...... 참 해사면서 뭐라뭐라  씨부렁거리더란다.

 

-와?

-빠른 길 놔두고 뭐 할려고그렇게 먼 길로 돌아가는지?

내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라믄 시간이 얼마나 많이걸리는데.

기름 값으 ㄴ .......................................해사면서

지혼자 투덜대서 울처제가 저거 언니한테 형부한테 말 좀하라면서 일러주었단다.

 

 

 

아이고 문디자슥 .........................................아이가.

내가 같이 가자 할 때부터 알아봤지.사람이 풍류를 알아야지.

하기사 맨날 그 놈의 더러븐 돈만 세고 앉아있으니

인생이 뭔지 풍류가 뭔지 지가 우찌 알겠노?

문디 자슥 빙신 육갑 안하나 ...............................그러면 집구석에 가만히 누워있지.나오기는 지랄로 나왔노? .

내가 욕을 해대니

울마누라도 .................................눈치가 있는지

그러면 갈 땐 강서방보고 길 안내하라 할까예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그럼 지보고 길 안내 함 해봐라. 하고  맡겼더니

요자슥이 지도를 탁 가져오더니

-행님. 요길은 요렇고 저 길은 저렇습니더

마 요길로 가면 안빠르겠습꺼?했다.

-그래 그렇네.그런데 강서방! 갈때는 마 니혼자 가면 안되겠나 했더니

욜마가 후들짝 놀란표정을 짓더니

 -아이고 행님

행님이 같이 안가면 몬재밉니꺼

마 행님이 안내하이소 .........................하고 한발 뒤로 얼른 물러섰다.

어차피 내친김에 집에 가서 울처제보고 또 지랄할 것 같아서

-이봐라 강서방!

여행은 물좋고 정자 좋은 곳이 있으면 그냥 쉬었다 가면서

쉬엄쉬엄  구경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 동네 맛 있는 집 있으면

아무데나 들어가 배도 불리고 그렇게 하는게 여행이다

니 처럼 기름값 생각하고 다닐려면 기름값 아까워서

우찌 여행을 할끼고? ................................했더니

욜마가 그때 부터는 기합이 팍 들었는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폐일언하고

여행이든지 삶이든지 조금만 여유를 갖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니면 재미도 있고 사는 것도 즐거울텐데 ...................................

다들 뭐가 그리바쁜지 ...............그러다가 죽은 놈 많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