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이다. 오늘만큼은 조용히 집에서 머물기로했다. 음악을 틀어놓고 잠시 기도를 한 뒤 새로운 한 해 동안 나하고 같이 지낼 가구들을 재배치키로했다. 변화는 언제나 마음을 심쿵하게했다. 안방에 있던 의자와 탁자를 사무실겸 거실로 옮기고 거실에 자리잡고 있던 집기들을 이리저리 옮겼더니 집이 훨씬 운치가 있다. 하는김에 때는 아니지만 난이 너무 무성해서 두 개로 분갈이를 단행했다. 작년에는 군자란의 성질을 잘몰라서 그냥 바깥에 내버려두었는데 다시는 실패하지 않으리라하고 일찌감치 집안으로 들인 탓인지 아직까지는 냉해도 입지않고 잎이 여전히 싱싱하다. 변화란 참 좋은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느정도 자리바꿈을 하고나니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내친김에 작년에 읽다 내버려둔 책을 다시 꺼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