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574 / 집을 짓는 사람들 .................

커피앤레인 2007. 11. 18. 11:27

N_R1_B060213160946530

 

 

집을 짓는 사람들 ,,,,,,,,,,,,,,,,,,,,

 

 

이 맘때 쯤이면 겨울보다는 봄이 더 그리운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쌀쌀한 바닷바람이라도 옷깃을 스치면

체감온도는 훨씬 더 마음을 움추리게 했다.

대충 한끼를 때우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이빨이 안맞는지 창문이 계속 덜거덕 거렸다.

옛말에 짚신쟁이 제 신발 못 만들고 목수 지 집 못 짓는다더니

내 꼴이 꼭 그 꼴 같았다.

 

하기사 내 건물이 아니니까 어쩔 수는 없지만

언젠가 조그마한 아뜨리에라도 하나 만들어

내다운 일터에서 일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그리고 잠도 잤으면 좋으련만

원체 돈하고는 인연이 없는지

아니면 아예 돈을 모르고 살아서그런건지

맨날 남의 곁방에서 눈치만 보고 살려니

그게 때로는 보이게 보이지않게 속을 들끓게했다.

 

하기사 예전에는 세겔이라는 중량을 가지고 모든 가치를 측정했지만

요즘은 돈으로 모든 가치를 측정하다보니

사람도 일단 돈이 있어야 성공을 했다고 인정 해주고

유명하다고 그나마 아는체하고 일도 주다보니

요즘들어 겨울이 더 길게만 느껴졌다.

 

하긴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그 유명한 프랑크 게리(Frank Gehry)도

설계의 오류라면서 MIT로 부터 고소를 당했다하니

꼭 유명 안하다고 별것 아닌거는 아니구나하고

그나마 조금 위로는 되었지만.............................

엊그저께인가 조선일보에 보니까

 기라성같은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도

하자 투성이인지 사는 사람들의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여

거기 비하면 여지껏 하자 한번 안 걸렸으니

그만하면 참 잘 산 인생 같기도 하고

맨날 조디만 가지고 뭐라뭐라하던 욘도

집을 다 짓고나니 우리 집을 이렇게 지어줄줄 정말 몰랐심더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아무튼 프랑크 게리로 부터 르 코르뷔지에가 지은 집도

지은지 얼마 안되어

비가 새고 석양이 깊숙히 집안 구석까지 비쳐 건강에 해롭다고 야단이었고

폭포수를 집안 깊숙히 끌어들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역시 

집주인이  밤새 씨끄러워서 잠을 이룰수 없다고 불평이었다니

비록 작지만 쓸모있고 아름답게 지었다는 칭찬을 전해 들을 때 마다

그 전에는 돈도 안되는거 그라믄 모하노 하고 그냥 예사롭게 넘겼지만

오늘따라 새삼 힘이 솟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물론 그들만 아니었다.

 필립 존슨이 지은 글라쓰 하우스도 여름에는 너무 뜨거워

집주인이 에어콘을 있는대로 다 틀어 놓아도 감당이 불감당인데다가

겨울에는 추워서 견딜수가 없다고 불평을 하였다니

반피 장에 가는 소리같지만 

조 위에 있는 집은(비록 11평짜리지만) 울 삼실에 근무했던 아가씨 집인데

거기에 비하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너무 따스하다했으니

필립 존슨이 지은집보다 훨 나은게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하기사 이라크의 유명한 여성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가 지은 비트라 소방서 역시

틀어지고 휘어지고 비틀어 놓아 독창성은 좋지만 도데체 어지러워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었다니 ...............................................

유명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닌가보다.

 

 

아무래도 집은 예술도 중요하지만

사는 사람의 수준과 형편에  맞게

충분히 만족을 느끼도록 편안하면서 편리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어야 그게 제 멋인데 

요즘은 뭐든지 비틀고 째고 특이하던가

아니면 아예 통속적으로 아파트처럼 획일화하여  크고 비까 번쩍 해야만

잘 지은거라고 추겨세우니

이 넘 같이

작은 집만 찾아 지어주는 사람들은  일감도 일감이지만

그나마 아기자기한 집 한채 지을 기회조차 자꾸 줄어드니

우찌 얇은 지갑만큼이나 이 겨울이 안 추울꺼고...

(역시 사람이나 사업이나 폼이 중요한가본데

이 참에 나도 그런 사람하나 구해볼까

그라믄 일이 좀 들어오려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