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혜연 作
2008/3/26
와 이리 뜨겁노
쇠주를 많이 마신 날은
다음날 아침은 반드시 콜라를 한컵 벌컥벌컥 마셔야했다.
그라믄 뱃속 깊숙히
콜라의 그 알싸한 맛이 느껴질 뿐만아니라
간밤의 그 어지럽던 술기운도 어데론가
다 달아나 버리고 없었다.
어느 날 대학원 CEO 동문들 회식자리에
술집을 경영하는 영숙이란 뇬이
그날 따라 기분이 좋았던지
술을 주는대로 넙죽넙죽 받아 먹더니
나중엔 지도 감당이 불감당 이었던가보다.
속이 다린다고 그 큰 뇬이 엉엉 울며 생난리를 쳤다.
해서 다들 저걸 우야노하고 걱정을 하는데
이 넘이
-문디 가스나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술도 못먹는 주제에
준다고 다 넙죽넙죽 받아먹나
그라고 받아 먹었으면
조용히 자던지 아니면 혼자 가던지 하지
여기서 울기는 와 우노 ..............창피스럽게
했더니
-지도 미안했던지 내가 이럴줄 알았나 해사면서
계속해서 속이 다린다고 또 징징대며 울었다.
해서 횟집 주방장에게
-야
아우야 니 계란하고 사이다 좀 있나 했더니
-행님 사이다는 왜예
했다.
-니는 횟집을 경영하면서 그런 것도 모르나
술을 마시고 난뒤 손님이 속이 다린다하면
얼른 사이다 한컵에 계란 흰자만 섞어서
먹여라
그라믄 채 5분도 안되어서
속 다리는게 확 나을끼다 했더니
-그게 진짜입니꺼하고
욜마가 고개를 연방 갸우뚱했다.
그러던지 말던지
-그건 먹여보면 알꺼아이가 하고
뭘 그리 꾸물거리노
얼릉 사이다 한컵에 계란 흰자만 풀어 가지고 온나
했더니
일마가 총알 같이 부엌으로 뛰어가더니
그새 사이다에 계란 흰자를 풀어가지고
헐레벌떡 뛰어왔다.
-자 먹으라
그리고 지발 좀 울지마라
내새마 고양이 하고 가스나 우는거는 딱 질색이다이
니는 ....말만한게 넘사시럽지도 않나하고
구박을 팍팍 줘가면서
자 빨리 먹으라 했더니
-그게 모꼬 ? 하고 요게 또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다.
-아이고 문둥아
니 죽으라고 뭐 약 해온줄 아나
이거 먹으면 속이 확 가라 앉을끼다
빨리 마셔라 했더니 그제사 입을 벌리더니
사이다 한컵을 눈깜작할 사이에 다 먹더니만
내 언제 울었노 하고 ............
요게 또 살랑살랑 눈웃음을 쳤다.
(좌우지간 여자란 ..............
같이 있으면 이빨 갈리고
떨어져 있으면 보고 잡아
미치겠다하더니만 .....진짜 그런 것 같았다.
암튼 그건 그렇고
동네 목욕탕은 오늘 쉬는 날인 것 같았다.
몸도 찌부둥하고 감기 끼도 조금 있어
뜨거운 탕에다 몸이나 좀 푹 담갔다 올라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인지 셔트가 내려져 있었다.
-아이고 오늘 노능가베
그라믄 우야노 ,,,,,,,,,,,,,,,,,하다가
건너편 찜질방에 갔더니
거기는 문이 열려있었다.
한데 거기도 오늘따라 보일러가 고장인지
뜨거운 물만 나오고 찬물이 나오지 않았다.
탕안에 들어가니 열탕 중에도 그런 열탕이 없었다.
-아이고 와 이리 뜨겁노
중앙청 데이겠다했더니
주인도 우스웠던지
_아이고 진짜 중앙청 다친거는 아이지예
쪼매만 참으이소
곧 찬물 보내드릴껍니더 하고는
어디론가 씨익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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