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영作
*서울 인사동 각갤러리에서 4월8일까지 추 지영 초대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관 바랍니다.
2008/4/7
모든게 진화해서 그런거가.
간밤엔 허들스럽게 비가 왔다.
아직 마지막 전철이 끊기지도 않았는데
롯데 일번가는 벌써 셔트가 내려져 있었다.
비가 오는데 왜 통로를 벌써 부터 막았느냐 고함을 치니까
관리인이 근 20년동안이나 그렇게 해왔는데
니가 와 그라노하고 대들었다.
아 20년동안 .........................그랬구나 .
그래도 한잔 한김에
야 이게 누구 통로인데
전철도 끊기기전에
니네들 맘대로 통로를 막았느냐고
고래고함을 질렀더니 관리하는 녀석이
와 나보고 그러냐는듯이
왠 별난 넘 다보겠네 하며
사람을 아래위로 쭈욱 훑어봤다.
(아 맞제 ....................
내가 니보고 얘기해봐야 그건 소 귀에 경 읽기지
이건 구청관활이잖아 ,,,)
암튼 비맞은 장닭처럼 지하도 통로를 포기하고
비오는 거리를 헤메다가
홧김에 포장마차에 들려
우동을 한 그릇 먹는데
일본애 남여가 오뎅하고 우동을 먹으면서
오이시이 데스해사면서 저거끼리 킬킬거렸다.
해서 나도 되도않은 일본말이지만
그들과 한참 씨부렁거리다가
낼 또 보자하고
새벽에 들어와 잠시 볼일을 본 다음 누웠더니
어느새 비도 그치고 날이 밝았는지
바깥이 훤했다.
해서
어항을 들여다보니 요 놈들도 이젠 적응이 제법 되었는지
아니면 주인이란 사람은 원래 저런거다하고 생각했는지
오늘따라 한 놈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풀속에 들어가 저들도 잠을 자는 모양인데............
(야 요넘들 봐라이
눈치 되게 빠르네
우예 그새 내 맘을 다 읽었노 )
암튼 주인이 자니
요 넘들도 눈치는 있어 가지고
저거끼리 주인을 깨우지 말자하고 약속을 했는지
어항 안은 그야말로 적막강산 이었다.
해서 인기척을 낼까말까하다가
그 중에 한 놈이 재빠르게 주인이 일어났다는 걸
눈치를 챘는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부시시 기어나왔다.
그러자 다른 넘들도 못 이기는척 하고 덩달아
눈을 비비고 실실 기어나와 아침인사를 했는데
일단 짐승이던지 미물이던지 간에
눈인사를 한 다음 간단히 세수를 하고
잠시 심 호흡을 한 후에
누군가 집을 하나 사 달라고해서
가리늦게나마 또 미진한 것들이 생각나서
구청에다 전화를 걸었더니
집 하나 수리하는데
왠 넘의 과정이 그리 복잡한지
정화조는 청소과에
지붕개조는 건축과에
주거개선지구라 수리비 융자는
또 무슨 현안처리반인지 뭔지하는데
전화를 돌려주며 물어보라고 해서
나 같이 노가다판에서 잔뼈가 굵은 넘도
에이 시팔하면서 욕이 나왔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민원인들은 얼마나 열불이 났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옛말에
아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이런게 꼭 그런 꼴같았다.
조그마한 집 하나 고치는데
이렇게 행정이 까다로와서야
몬 일인들 제대로 하겠노
이런건 차라리 동회에 과감히 넘겨주어서
원스톱으로 처리할면 될텐데
이걸 꼭 구청에서 처리해야만
권위가 서고 직성이 풀리는지
내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암튼 제 아무리 비싸고 좋은 휴대폰이라도
잘 걸리고 잘 들을 수 있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게 없듯이
행정도 마찬가지로
진화도 좋고 전문적인 것도 좋고
세분화도 좋지만
무엇보다 구청 중심으로 움직일게 아니라
말단 현장부서로 중심을 이동시켜
보다 주민과 밀접하게 일을 하면
훨 환경 친화적이고 인간중심적이면서도
편리하고 효율적일텐데
이 넘의 나라는
다들 높은 것만 좋아 해가지고
몬 놈의 구청이 뭐 그리 대단한 곳이라고
중앙 관청만큼이나 더 크게 지어
전화만 딥다 걸게만드니
성질 급한 넘은
혹 떼려다가 행여 혹이라도 더 붙을까봐
전화 하는새 겁이 나서라도
전화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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