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763 / 골 때리네

커피앤레인 2008. 5. 30. 10:31

 

추 지영作

37844

2008/5/30

골 때리네

 

 

 

 

-고객님 이 전화번호 맞아요? 없는데요.

-그래요 ?

-그럼 이 번호는요?

-이 번호는 북경번호가 맞는데 지금 정지중이라네요

-정지중 ?

그게 몬 말이죠 .......................

 

 

중국에서는 하루종일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미 수차례 약속을 어겼길래

설마 잔금 날자까지야 지도 사람인데 어기겠나하고 하면서도

일말의 불안이 있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까지 무책임 할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니

속에서 열이 올라 견딜수가 없었다.

 

 

그것도 모르고 상대방에서는 계속해서 전화를 해댄다고

중개사는 중개사 대로 방방 뛰었다.

나중엔 하다하다 안되니까

혹시 잔금 날짜를 잘 못 알고 계시지는 않겠지요 ...하고

집 주인은 집 주인대로 성화를 부렸다.

 

 

그렇찮아도 지금 국제교환을 통하여 연결을 부탁했는데

통화가 잘 않되네요

잔금날짜는 이미 26일날 말해줬기 때문에 알고 있고

송금에 조금 문제가 있는가 본데 곧 연락이 안오겠습니까

오는대로 연락드릴게요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옛말에 뭐주고 뭐 맞는다더니 내가 꼭 그런 꼬라지였다.

 

 

오늘따라

수정동 아짐씨는 아짐씨대로 방방뛰고

중개사는 중개사대로 방방 뛰니 전화가 열대가 있어도

모자랄 판이었는데

 

 

원래 바쁜 일은 한꺼번에 겹친다더니

그 와중에도 삼실 전 주인은 자기 짐을 뺀다며

또 야단법석을 하는 바람에

사무실은 사무실 대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어쨌던 남의 짐을 다 빼고나니

그제사 책상도 쇼파도 도면대도 제자리를 찾으면서

삼실 분위기도 한결 격이 있어 보여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종일 잔금문제로 신경이 쓰여 굶은데다가

은행 마감 시간 마저  훨 지나자

그제사 배가 고푸더니 기운이 쑥 빠져나갔는데

중국뇬은 그 사이 죽고 이 세상에 없는지 전화 한통화도 없었다.

 

(인간치고는 ............................

중도금 칠땐 지가 먼저 여기저기 전화하더니만

역시 인간은 못 믿을건갑다)

 

 

 

빈 속에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이 여자 이거 진짜 웃기네

사람을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

안되면 안된다고

처음부터 손을 떼라했는데

욕심만 가득해가지고 남의 돈까지 꾸어온 판에

신용까지 없다니 ,,,,,,

이게 도대체 모꼬하고

욕을 하다가도

 

 

지도 지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 ...

하지만 사정도 사정 나름이지

집을 사고 팔면서 잔금날짜가 있는데

우예 지사정 내 사정을 다 봐주노 ....

 

 

지캉 내캉 주고 받는다면야

내일 주던지 모레 주던지 그게 모 대수겠노마는

법적인 상대가 뻔히 있는 걸 알면서도 저러니  

정말 대책없는 인간이네........ 하고 혼자 식식거랬더니

 

 

-봐라 내가 뭐라카더노

중국에 있는 뇬  못 믿는다

중도금을 절대 빌려주지 마라 안하더나

니 그 여자 뭘 믿고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줬노

내 경고하는데

니 일찌감치 손떼라이 .....................하며

박사장은 박사장대로 또 뭐라 씨부렁거렸다.

 

 

-마 씨끄럽다

안 그래도 골 때리는데 니까지 와 남의 허파를 뒤비노

어차피 체면은 구긴거고

오늘 저녁 까지 함 기다려보지뭐

지도 인간이면 연락을 안하겠나 .....

-와따 니는 성질도 디게 좋네

내 같으면

야 뭐 할 뇬아 하면서 그냥 갖다 발라뿔낀데

우예 그래 니는 눈도 깜작 안하노

-니 그거 지금 말이라고 씨부렁 거리나

이 문둥아

사람이 있어야 욕을 하던지 싸우던지 지랄을 하던지 할게 아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