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영作
2008/5/30
골 때리네
-고객님 이 전화번호 맞아요? 없는데요.
-그래요 ?
-그럼 이 번호는요?
-이 번호는 북경번호가 맞는데 지금 정지중이라네요
-정지중 ?
그게 몬 말이죠 .......................
중국에서는 하루종일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미 수차례 약속을 어겼길래
설마 잔금 날자까지야 지도 사람인데 어기겠나하고 하면서도
일말의 불안이 있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까지 무책임 할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니
속에서 열이 올라 견딜수가 없었다.
그것도 모르고 상대방에서는 계속해서 전화를 해댄다고
중개사는 중개사 대로 방방 뛰었다.
나중엔 하다하다 안되니까
혹시 잔금 날짜를 잘 못 알고 계시지는 않겠지요 ...하고
집 주인은 집 주인대로 성화를 부렸다.
그렇찮아도 지금 국제교환을 통하여 연결을 부탁했는데
통화가 잘 않되네요
잔금날짜는 이미 26일날 말해줬기 때문에 알고 있고
송금에 조금 문제가 있는가 본데 곧 연락이 안오겠습니까
오는대로 연락드릴게요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옛말에 뭐주고 뭐 맞는다더니 내가 꼭 그런 꼬라지였다.
오늘따라
수정동 아짐씨는 아짐씨대로 방방뛰고
중개사는 중개사대로 방방 뛰니 전화가 열대가 있어도
모자랄 판이었는데
원래 바쁜 일은 한꺼번에 겹친다더니
그 와중에도 삼실 전 주인은 자기 짐을 뺀다며
또 야단법석을 하는 바람에
사무실은 사무실 대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어쨌던 남의 짐을 다 빼고나니
그제사 책상도 쇼파도 도면대도 제자리를 찾으면서
삼실 분위기도 한결 격이 있어 보여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종일 잔금문제로 신경이 쓰여 굶은데다가
은행 마감 시간 마저 훨 지나자
그제사 배가 고푸더니 기운이 쑥 빠져나갔는데
중국뇬은 그 사이 죽고 이 세상에 없는지 전화 한통화도 없었다.
(인간치고는 ............................
중도금 칠땐 지가 먼저 여기저기 전화하더니만
역시 인간은 못 믿을건갑다)
빈 속에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이 여자 이거 진짜 웃기네
사람을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
안되면 안된다고
처음부터 손을 떼라했는데
욕심만 가득해가지고 남의 돈까지 꾸어온 판에
신용까지 없다니 ,,,,,,
이게 도대체 모꼬하고
욕을 하다가도
지도 지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 ...
하지만 사정도 사정 나름이지
집을 사고 팔면서 잔금날짜가 있는데
우예 지사정 내 사정을 다 봐주노 ....
지캉 내캉 주고 받는다면야
내일 주던지 모레 주던지 그게 모 대수겠노마는
법적인 상대가 뻔히 있는 걸 알면서도 저러니
정말 대책없는 인간이네........ 하고 혼자 식식거랬더니
-봐라 내가 뭐라카더노
중국에 있는 뇬 못 믿는다
중도금을 절대 빌려주지 마라 안하더나
니 그 여자 뭘 믿고 그렇게 큰 돈을 빌려줬노
내 경고하는데
니 일찌감치 손떼라이 .....................하며
박사장은 박사장대로 또 뭐라 씨부렁거렸다.
-마 씨끄럽다
안 그래도 골 때리는데 니까지 와 남의 허파를 뒤비노
어차피 체면은 구긴거고
오늘 저녁 까지 함 기다려보지뭐
지도 인간이면 연락을 안하겠나 .....
-와따 니는 성질도 디게 좋네
내 같으면
야 뭐 할 뇬아 하면서 그냥 갖다 발라뿔낀데
우예 그래 니는 눈도 깜작 안하노
-니 그거 지금 말이라고 씨부렁 거리나
이 문둥아
사람이 있어야 욕을 하던지 싸우던지 지랄을 하던지 할게 아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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